에너지: 여전한 중동 리스크
한 주간 WTI(3월)는 7.3% 하락 마감했다. 계속되는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중국발 수요 둔화 우려와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 후퇴, JMMC 회의 결과 실망 등의 영향에 조정받았다.
지난주 중국 최대 부동산 업체인 헝다 그룹이 홍콩에서 청산 명령을 받았다. 세계 최대 규모인 444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갚기 위해 자산과 지분 매각을 통해 현금을 마련하고 수개월간 채권자들과 사업정상화에 대한 논의를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중국 보토 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지면 자산 매각을 통해 채권자들에게 투자금의 일부를 돌려주게 되는데 현지 언론은 1달러당 3센트 미만의 투자금을 돌려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은 그동안 대규모 정책지원과 지방정부 빚잔치로 부동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왔다. 중국 전체 GDP에서 부동산업이 직접적으로 차지하는 비중은 15% 가량이나 낙수 효과와 관련 서비스업까지 고려한 직간접적인 효과들을 고려했을 때 실제 비중은 30%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무리하게 빚을 내 부동산 투기에 나섰던 민간인들도 정부가 부채 관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21년 이후부터 더 이상 수익성있는 투자 대상이 아님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확인된 가운데 이번 헝다그룹의 파산 선고는 그동안 공급 과잉과 수요 급감으로 불안해진 중국 부동산 시장에 경종을 울린 것으로 실제 본토 법원에서의 청산 명령이 나올 경우 중국내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이다.
요르단 주둔 미군 3명이 친이란 민병대에 사망한 이후 중동 주둔 연합군은 바이든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친이란 무장단체들에 대한 대규모 보복에 나섰다. 지난 2일 이라크와 시리아에 위치한 이란 혁명수비대 시설과 친이란 무장단체, 무기 창고 등 최소 85곳 이상(마야딘, 알 카임, 아카샤트)의 목표물을 공습했고 그 과정에서 최소 40명 이상이 숨졌다. 이번 공격으로 이란 외교부는 강하게 반발했고 헤즈볼라와 후티 반군은 반격을 예고했다. 다만 일각에서 우려했던 것처럼 이란 본토에 대한 타격이 부재했고 이란 민간인의 사망이 부재했던 만큼 확전 우려는 높지 않은 상황이다. 이란 대통령 또한 전쟁을 먼저 시작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미국내 보수 정치인들은 이번 미국 주도 반격에 대해 이란과의 전면전을 피하기 위해 제한적인 공격에 그쳐 미국의 힘을 충분하게 보여주지 못해 친이란 세력의 도발 억제에 역부족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제 다시 공은 이란(혹은 친이란 무장세력)으로 넘어왔다. 확전이나 전면전은 원치 않지만 자국민들과 친이란 세력들에게 단호한 대처 수준의 반격을 보여주어야 하는 이란의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시작될 것이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 당시 이러한 형태의 공격과 반격이 지속되다 전쟁 직전까지 치닫았던 만큼 두 나라 모두 최대한 신중하게 하지만 보여주기식의 그럴듯한 반격을 점점 더 강하게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금주 유가는 중국발 수요 둔화 우려와 미국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 후퇴 속 중동 지역내 지속되는 지정학적 리스크 우려로 상승 압력이 우세한 흐름을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