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일 WTI(1월)는 OPEC 탈퇴를 결정한 앙골라 영향에 소폭 조정받았다. 앙골라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두번째로 많은 원유를 생산(120만bpd 수준)하는 국가(1위는 나이지리아, 3위는 알제리, 4위 리비아)다.
앙골라 에너지 장관은 “그 조직(OPEC)에 남아 있어도 아무것도 얻지 못하기 때문에 자국의 이익을 위해 결정했다”며 OPEC 탈퇴를 선언했다. 앙골라 석유부는 OPEC사무국에 탈퇴 의사를 통보했으나 아직 공식 답변을 받지는 못한 상태다. 지난 6월 열린 OPEC+ 대면 회의에서, 맹주국인 사우디와 아프리카 국가들(앙골라, 나이지리아)간의 생산 목표 이견차로 앙골라 대표가 고성을 지르며 회의장을 이탈하면서 OEPC 내 불신과 감산 의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졌던 바 있다. 이후 11월 OPEC+ 회의도 두차례나 연기되고 비대면 회의로 대체되었으며 실제 추가 감산 규모도 미미한 수준에 불과해 OPEC+ 내 이상 분위기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가장 문제가 되었던 부분은, 앙골라를 포함한 아프리카 국가들 일부가 감산 합의량 이하로 생산을 했다는데 있다. 이들이 생산 목표치에 미달한 이유는 이정도 대규모 감산을 오랜기간 지속해 온적이 없었다. 때문에, 외환보유고와 원유 재고가 넉넉한 주요 생산국들(사우디, UAE, 쿠웨이트 등)과는 달리, 생산 시설과 인프라 유지보수에 어려움을 겪었고 코로나로 인력난과 재정 적자 과속화까지 겪으면서 원유 생산량은 자연스럽게 감소하게 되었다. 내용만 보면 감산에 동참하고 있는 다른 OPEC+ 국가들이 불만을 품을 이유가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문제는 이들 아프리카 국가들이 생산 목표량 조절을 원치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OPEC+ 국가들 입장에서는 어차피 아프리카국가들이 생산량을 못맞추는데 생산량 조정(자발적 추가 감산)을 통해 유가 부양을 요구하고 싶고 이미 생산 목표치에 미달하는 생산량이 유가에 반영되고 있어 과거 OPEC이 수차례 즐겨쓰던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든 셈이다. 지난 6월 회의와 11월 회의 당시에 사우디가 이들에게 주구장창 추가 감산 동참을 요구한 이유는 무늬뿐이라고 할지라도, 추가 감산 규모를 늘려 헤드라인 효과를 누리고 싶었던 것인데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마저도 거절했다.
이들이 거절한 이유는 두 가지다. ①감산 목표는 한번 줄이기는 쉬워도 늘리기는 어렵다. 이들이 감산 목표를 추가로 줄인다고 하더라도 언제 유가가 추세적으로 반등해 큰 이견없이(다른 국가들의 반발없이 감산을 마무리할지 기약이 없다. ②왜 우리만 추가로 감산을 해야되나 라는 불만 때문이다. 다른 국가들은 재고 소진을 통해 수출 물량을 원활하게 확보하고 있고 UAE는 내년 1월부터 생산 목표량 20만bpd 증산을 약속 받은 마당에, 왜 자기들만 추가로 희생해서 유가를 떠받쳐야 하는가에 대한 불만이다. 과거 급할때는 이들 국가들이 생산 목표량보다 많은 감산을 하면 각국별로 감산률까지 보여주며 치하해왔는데, 지금와서 같은 이유로 비난을 받고 있어 불만이 커졌을 것이다.
앙골라가 OPEC+내에서 메이저 생산국은 아니지만 OPEC내 입지나 전세계 원유 생산량의 1% 이상을 공급하는 국가인 만큼, 시장에 OPEC+의 결속력이 큰 의문을 던질 가능성이 높으며 남은 OPEC+내 국가들도 각자의 미래를 준비할 가능성이 높다. OPEC+ 감산의 결속력은 감산을 하고 있음에도 수요가 감소해 유가가 조정받을때, 가장 흔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