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참여자들의 역동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느껴지는 최근 증시입니다. 일순간에 새로운 테마와 주도주로 이동하는 투자자들의 행동을 보다 보면, 20여 년 전 개인투자자들처럼 역동적이라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빨리 큰 수익을 만들어야 한다는 투자자들의 조바심이 커진 듯합니다. 하지만 아무런 좋은 전략이라도 시간에 쫓기면 그저 하찮아 보이고 맙니다.
■ 장기 퍼포먼스가 좋은 투자 전략이라도, 짧은 시간 프레임으로 보면 그저 쓰레기 전략
오늘 연구용 자산 배분 전략 몇 개의 데이터를 업데이트하면서 퍼포먼스를 가만히 살펴보았습니다. 간헐적인 부침은 있더라도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성과를 만들고 있더군요.
연구용 자산 배분 전략이란 게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익히 시장 참여자들도 잘 알고 있는 50 vs 50 전략 (주식 vs 안전자산 : 50% vs 50%) 그리고 4등분 전략(한국 주식/미국 주식/달러 안전자산/원화 안전자산)입니다. 용어만 보시더라도 투자 관련 서적에서 혹은 필자의 증시 토크에서 이따금 접하셨을 투자 전략이지요.
전 세계 증시가 최고치에 있었던 1999년 연말 100p 기준치로 잡더라도, 4등분 전략은 최근 263.63p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4년여의 기간 동안 살짝 부침도 있었지만 2008년 금융위기 때는 –5% 수준으로 지나가는 등 큰 고비가 있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조용히 넘어갔습니다.
대박 수익률은 아니더라도 안정적인 변동성 속에 꾸준한 성과를 만들었던 것이지요.
이는 주식(코스피)과 안전자산을 50vs50 비율로 섞어서 1년에 한 번 리밸런싱만 반복하는 50vs50 전략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간중간 부침이 있고 대박 수익률은 아니지만 안정적인 흐름 속에 우상향하는 성과를 만들었습니다.
만약, 이런 성과 추이를 2010년대 중후반 투자자들이 보았다면 아마도 “대박” 수익률이라고 표현했을 것입니다. 당시 투자자들은 은행 이자보다 조금만 높아도 대박 수익률이라고 생각했었고 중위험 중수익 전략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투자자들이 위의 성과를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요?
아마 극단적인 경우, 쓰레기 전략이라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수십 년 동안 성과가 요즘 테마주에서 단 몇 개월 만에 만들어지는 수익률보다도 못하다고 생각할 터이니 말입니다.
■ 투자 전략의 특징이 발현될 시간을 중요하게 보자.
올해 증시를 보내면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급해진 모습이 여기저기에서 관찰되곤 합니다. 자신만의 투자 전략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혹은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고 하더라도 당장 원하는 수익률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심리적으로 흔들리고 결국 급등주만 쫓아서 투자하는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급등주를 좇아 투자하는 것 자체가 틀렸다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자신만의 전략과 포트폴리오를 너무도 쉽게 폐기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급하게 폭등하는 주식만 좇아다니다 보면 자칫 뒷설거지만 반복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자신만의 전략이 세팅되었다면 그 전략이 색을 발현할 수 있는 또는 향기를 만들 수 있는 시간을 줄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전략마다의 특징이 다르기에 그 전략이 돌발상황에 생존할 수 있는 적절한 기준도 추가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시간이 흐르다 보면, 자연스럽게 여러분들의 투자 전략은 그 성격에 맞는 투자 성과를 여러분들에게 만들어주고 있을 것입니다. 느리더라도 시간의 흐름과 함께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