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안심하긴 이르다 : 신용융자는 감소했지만, 예탁증권 담보 융자는 급증
지난 4월 중순 이후 CFD 발 하한가 종목 사태 및 이차전지 관련 종목들의 숨 고르기가 진행되면서 신용융자가 줄어들긴 하였습니다. 신용융자가 크게 줄어든 것은 아니냐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아직 신용융자 규모는 높은 수준에 위치 해 있습니다.
그런데, 빚투 자금 중 하나인 예탁증권 담보융자(주식담보대출)이 4월 말일을 기점으로 크게 튀었습니다. 소리소문없이 조용히 말입니다.
신용융자 감소 폭 : 안심할 수준까지는 아니다.
최근 18조 5천억 원까지 감소한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 4월 20일 즈음에 20조 원을 넘겼던 것을 감안한다면 단기간에 제법 많이 줄어들었다고도 볼 수는 있습니다. 자칫 주식시장에 폭탄 매물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었던 레벨에서 내려왔으니 해석에 따라서는 안심권에 들어왔다고도 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번 신용융자 감소 시기에 올해 신용융자 증가분 중 절반 정도만 감소한 것을 감안한다면 그렇게 마음을 탁 놓을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만약 3년 전 즈음처럼 예탁금 대비 신용융자 비율이 30% 초입 또는 그 미만으로 내려와 있다면 신용융자에 따른 잠재적 부담이 안정권에 들어왔다고 이야기해 드리겠습니다만, 4월 중순 경계치 39%까지 올라갔던 예탁금 대비 신용융자 비율은 이제 겨우 35% 선에 진입한 정도에 불과합니다. 긴장감 최고조에서 줄어들긴 하였지만 아직은 빚투 자금 수준은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수준이지요.
그런데 최근 금융투자협회의 신용공여 관련 통계자료를 보다가 ‘예탁증권 담보융자(주식담보 대출)’가 날카롭게 치솟아 있다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빚투의 아이러니, 신용융자가 줄어드니 예탁증권 담보융자로 넘어가다.
위의 표는 2020년 이후 최근까지의 예탁증권담보융자(주식담보대출) 규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략 10조 원대 중후반에서 천천히 완만하게 증가하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4월 말을 기점으로 예탁증권담보융자 규모는 거의 2조 원 가까이 폭증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빚투 규모의 척도인 신용융자는 이 시점부터 비슷한 규모로 감소하였습니다.
즉, 빚투가 감소하였다고 생각했는데 실질적으로는 전혀 감소하지 않았던 셈입니다.
4월 말 갑자기 예탁증권담보융자가 급증한 데에는 그즈음 발생한 CFD 발 하한가 종목 사태의 반대매매를 막기 위해 예탁증권담보융자 설정이 늘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결국 이번 4월 중순 이후 신용융자의 큰 폭 감소에 따른 레버리지 자금 발 긴장감은 아직 살아있는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극단적인 부정론은 아니지만, 외생 변수로 인한 수급 폭탄이 될 수 있음을 감안해야
레버리지 자금이 높은 수치 또는 높은 비율을 보인다고 해서 주식시장이 비관적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예탁증권담보융자는 자금의 성격상 신용융자에 비하여 증가와 감소 속도가 매우 완만한 편입니다. 그러하기에 급하게 급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예탁증권담보융자가 꾸준히 그리고 천천히 감소해서 연착륙을 해준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레버리지 투자자금에 따른 부담감은 점점 사라져 갈 것입니다.
다만, 빚투 등 모든 레버리지 자금 합이 높은 비율로 노출되어있는 상황에서는 마치 어두운 곳에서 자라난 콩나물처럼 외풍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즉, 현재 악재로 부상하고 있는 미국의 부채한도 관련 협상이 난항을 겪는 등 시장 외적으로 돌발 악재가 급부상할 경우 빚투 자금은 결국 시장에 폭탄 매물로 돌변하여 마진콜과 강제청산에 따른 주식시장 폭락을 초래할 수도 있지요.
결국 답답하지만, 주식시장은 시간을 조금 더 우리에게 요구하는 듯합니다.
2023년 5월 17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CIIA,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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