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올해 들어 증시가 반등하고는 있지만, 주식시장에 대한 걱정이 계속 기저에 깔려있지요. 그 걱정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인플레이션입니다. 그런데 주식시장 부담 요인이라 하는 인플레이션이 그 자체로 악재로 등장하진 않지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중앙은행의 긴축 정책이 금융시장 불안 요인으로 등장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오히려 주식시장 관점에서는 이런 인플레이션 사이클이 장기 호재가 됩니다. (물론, 긴축 우려로 중기 악재일 수 있지만 말입니다.)
영국 증시 52주 신고점. 왜 이래? (인플레이션을 보자)
영국 대표 주가지수인 FTSE 지수를 보다 보면 다른 세상 증시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한국이나 미국 증시는 고점 대비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영국은 승승장구하면서 지난 1월에 52주 신고점을 넘겼고 5년 내 최고치를 경신할 기세입니다.
영국 증시 생각 해 보면 망했어야 할 증시이지요. 브렉시트 이후 경제도 뒤숭숭하고 여기에 인플레이션율도 만만치 않으니 말입니다. 우리 한국이 5% 내외의 YoY 기준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영국은 작년 중순 이후 10%에 육박하거나 넘어서는 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과 비교 해 보아도 어마어마한 물가 상승률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중요한 투자 힌트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바로 인플레이션 그 자체는 오히려 증시에 호재란 점이지요.
인플레이션이 악재라면, 하이퍼 인플레이션 국가들은 주가 폭락해야 하는 것 아닌가?
고물가 하면 생각나는 국가 어디가 있을까요? 튀르키예(터키)가 순간 떠오르더군요. 1년 물가 상승률이 80%를 넘기는 등 하이퍼 인플레이션 그 자체이지요. 인플레이션이 악재라 한다면 튀르키예 증시는 폭락했어야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1년 튀르키예 증시는 13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였습니다.
경제 교과서에 나오는 하이퍼인플레이션의 사례인 베네수엘라의 경우도 주가지수 상승률은 그야말로 기하급수란 표현 그 자체입니다. 살짝 살펴보니 최근 1년 베네수엘라 증시 상승률은 300%가 넘는군요.
즉, 인플레이션 그 자체는 주식시장에 악재가 아닙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업 입장에서는 명목상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물가가 높아지니 매출액도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회사의 자산가치도 높아지기 마련이지요. 그러다 보니 명목상 가치가 높아진 기업가치는 강제로 주가를 끌어올립니다.
다만, 일반적인 고물가 상황에서는 긴축이라는 칼날이 더 두렵게 금융시장 앞에 등장하기에 인플레이션 → 금리인상 등 긴축 → 금융시장 불안이라는 연쇄적인 부담을 만들게 되는 것이지요.
높아진 물가 수준: 긴축이 일단락되면 장기 호재가 된다
지금의 미국과 선진국의 고물가 상황은 1970년대 석유 파동과 비교되곤 합니다. 당시 물가 폭등으로 인하여 미국 연준은 고물가를 잡기 위해 매우 강력한 긴축을 단행하였고 기준금리가 70년대 말~ 80년대 초에는 20%를 훌쩍 뛰어넘길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후 80년대 들어 물가가 잡히고 긴축 강도가 약해지지 시작하자 미국 증시는 상승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거의 20년 가까운 초장기 강세장을 만들었지요. (관점에 따라, 1987년 블랙먼데이 때를 한번 쉬어준 구간으로 보기도 합니다.)
물가가 폭등한 사이 재화, 서비스, 용역 등의 가격은 인상되었기에 명목상 기업 매출은 증가하고 기업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긴축이라는 무서운 공포 앞에 주가가 올라가지 못했다 보니 PER, PBR과 같은 여러 밸류에이션 지표들의 멀티플 수치들이 극단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긴축이라는 고삐가 풀리고 나면, 다시 정상 밸류에이션으로 주가는 회귀하게 되지요. 그 정도만 상승하여도 그 상승률은 어마어마합니다.
대신 이 과정은 하루아침에 발생하는 것이 아닌 수 년여에 걸친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루하루 증시는 변덕스럽고 어지럽지만, 시간이 흘러 흘러 장기적으로 보게 된다면 투자자들은 증시에 있어 인플레이션은 호재였었다고 서술하고 있을 것입니다.
2023년 2월 3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CIIA,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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