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코스피, 코스닥 양 시장의 거래대금은 작년 1월 거래대금이 정점을 치던 시점에 비하여 거의 1/5 수준으로 급감하였습니다. 1월 최대 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 65조 원에 이르렀었지만, 주식시장 침체 속에 이제 거래대금은 코스피+코스닥 합산 12조 원 수준까지 줄어들었습니다.
이러한 추세적인 거래대금 감소는 과연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요? 오늘은 증시 체온이라 할 수 있는 거래대금의 속 모습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코스피+코스닥 합산 거래대금: 피크치 대비 1/5, 일평균 수준은 1/3 수준으로 급감
작년(2021년) 1월 증시 열기는 대단하였습니다. 증권사 비대면 계좌개설 서버가 다운되었다거나, 콜센타에 전화가 몰려 연결이 안 된다거나, 증권사들의 약정 금액이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는 뉴스들이 연이어 쏟아졌었지요. 그 당시 증시 분위기 속에 코스피+코스닥 양 시장의 거래대금은 순간적으로 하루 만에 65조 원을 기록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거래대금은 형편없지요. 코스피+코스닥 합산 거래대금은 피크치 대비 1/5수준, 일평균 거래대금은 대략 1/3 수준으로 급감하였습니다. 심지어 코스피(유가증권) 시장의 경우, 거래대금이 피크치 대비 1/6 수준까지 감소하였을 정도입니다.
약세장이 오래 지속되다 보면 이렇게 거래대금은 급감하게 됩니다.
(사례, 2000년 IT버블 붕괴 후 2004년까지 코스닥 거래대금은 1/10 수준으로 급감하였습니다.)
거래대금 급감이 만드는 증시 현상 1. 호가가 얇아진다
거래대금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매수세 위축도 있지만 한편 매도 또한 줄어들었음을 의미합니다.
증시 조정이 길어지면,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매수 주문도 줄어들지요. 여기에 계좌를 방치하는 경우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매도 물량도 줄어듭니다.
자연스럽게 호가창을 보게 되면, 작년 1월만 하더라도 한 호가에 수억 원씩 주문이 걸려있던 종목들이 최근에는 한 호가에 수백만 원 정도로 크게 준 경우를 쉽게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소위 호가가 얇아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지요.
그나마 코스피200 종목이나 코스닥 초대형주의 경우는 프로그램 매매와 외국인/기관의 매매가 꾸준히 지속되기에 호가의 두께가 어느 정도 유지되지만, 코스피 중소형주 또는 대부분의 코스닥 종목은 호가가 얇아지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과거 2000년 IT버블 붕괴 후,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스몰캡에서는 거래대금이 하루에 수백만 원 수준에 불과한 경우가 다반사였었지요. 물론 지금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확실히 호가가 얇아졌다 보니 예전에 비하여 달라진 증시 환경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거래대금 급감이 만드는 증시 현상 2. 작은 규모의 주문에 주가가 크게 출렁인다
호가가 얇아지게 되면 한 호가에 걸려있는 주문 수량이 줄어든 것 뿐만 아니라 호가 갭이 커지게 됩니다. 극단적으로 예를 들자면 현재가가 1만 원인데 10,500원, 11,000원에만 매도호가가 걸려있거나 1만 원 다음에 매수 호가가 9,500원 그리고 붕 떠서 9,000원에 매수 호가가 형성되어있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얇은 호가에서는 작은 주문만으로도 주가가 급변하게 됩니다.
소위, 시장 충격(Market Impact)이 동네 아이들의 주문 수준만으로도 크게 발생할 수 있지요. 만약, 수천만 원, 수억 원의 일회성 주문이 시장가로 들어오면 요즘 분위기에서는 자칫 두 자릿수 증시 등락률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요즘처럼 증시 분위기가 침체하여 거래대금이 작아진 상황에서는 순간적인 이상 급등락을 하는 종목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거래대금 급감이 만드는 증시 현상 3. 매매 테크닉도 바꾸어야 한다
대부분 개인투자자분들의 매매 스타일은 단 한 번의 거래로 끝내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매매가 사실 귀찮기 때문입니다. 시가총액 초대형주의 경우는 눈에 보이는 호가에 자신의 주문을 집어던져도, 티도 안 나지요. 호가창에 수량 변동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순간적으로 사라집니다.
하지만 거래대금이 얇아진 중소형주와 대다수의 코스닥 종목에서는 한 호가에 자신의 주문을 한꺼번에 던지면 원치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앞 단락에서 설명해 드린 데로 자신의 주문으로 인하여 가격이 크게 변동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가격 변동은 결국 자신이 원하는 가격에서 매매가 된 것이 아니기에 그만큼 손해입니다.
따라서, 거래대금이 얇아진 증시 상황에서는 매매 방법도 바꾸셔야 합니다.
최대한 나눠서 호가에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매매해야 하는 것이지요.
이는 데이트레이더에게는 필수적인 덕목일 것이며, 장기투자자라 하더라도 매매 주문 시에는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입니다. 심할 경우 두 자릿수 가격 충격 비용을 스스로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에 주문을 모두 체결하려 했다면, 사나흘 또는 열흘 정도로 길게 잡고 주문을 집행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한 방법입니다.
(ex, 2008년 금융위기 직후 필자의 지인은 큰 금액이 아님에도, 포트폴리오 재편을 하는 데 있어, 당시 거래대금이 너무 얇다 보니 3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분할 매매를 한 예도 있습니다.)
거래대금 급감이 만드는 증시 현상 4. 비이성적인 매매가 늘어난다. 이는 중요한 투자 포인트
거래대금이 얇아져 있는 상태에서 빨리 현금화를 해야 하는 급한 투자자의 시장가 매도는 자칫 두 자릿수 주가 급락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은 한편 비이성적인 증시 상황이라 할 수 있지요? 또는 주문 실수로 인하여 의도치 않은 가격이 형성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비이성적인 상황 모두 거래대금이 풍부할 때는 단 몇 호가에서 정리가 되고 시장 충격이 없지만, 요즘처럼 시장에 거래대금이 얇아졌을 때는 비이성적인 상황이 심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주식시장의 비이성적인 상황은 중요한 투자 기회가 되지요. 시간이 흐르면 결국 합리적인 가격으로 주가는 되돌아가기 때문입니다. 단, 몇 분 만에 되돌아가기도 하지만 비합리적인 주가 수준이 수개월 또는 그 이상 지속될 수도 있습니다.
즉, 거래대금이 얇아졌을 때는 유동성이 풍부하여 거래대금이 두꺼울 때보다 기회가 늘어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일반 투자자는 현재만 보고 있을 것이기에
주식시장 침체가 길어지면 마치 2000년 초반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이 1/10수준까지 급감했던 것처럼 극단적인 거래대금 감소가 이어질 것입니다. 증시 침체로 투자자들의 이탈은 어쩔 수 없기 때문이지요.
결국 현재 고통스러운 주가 하락만 눈에 보이는 투자자 대다수에게는 눈앞에 버려진 흑진주가 있더라도 이는 그저 쓰레기로 보일 뿐입니다.
거래대금이 얇아진 주식시장, 어쩌면 얇아진 그곳에서 남들과 다른 시각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2022년 12월 6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CIIA,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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