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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급반등, 반갑지만 흥분하지 말아야: V자 반등은 어려워

입력: 2022- 02- 03- 오후 02:20
KQ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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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기간 글로벌 증시가 급반등하면서, 연휴를 마친 오늘 2월 3일 한국 증시는 기분 좋게 급반등하고 있습니다. 설 연휴 전날에도 급등하고, 연휴를 마친 직후에도 증시가 급반등하니 투자자의 기분도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다 순식간에 3,000p 넘고, 3,300p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상상할 수 있지만 저는 이렇게 이야기해 드리고 싶습니다.
V자 반등을 이번에는 기대하지는 마시라고 말입니다.
 

중급 하락장 후 찾아온 이틀 급반등 : ‘V자 반등’ 상상은 가능

 
작년 하반기 이후 조정장 그리고 2022년 새해 벽두인 1월부터 증시가 급락하면서, 한국 증시는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중급 하락장에 들어갔습니다. 그나마 다행으로 설 연휴 전날과 직후인 오늘 증시가 급반등하면서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하긴 하였습니다.
이런 기세라면 2020년 3월 코로나 쇼크 때처럼 V자 패턴이 만들어지면서 순식간에 3,000p 넘고, 3,300p 넘으면 그 이상의 증시 강세를 상상할 수는 있습니다.
네, V자 패턴 상상은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V자 패턴으로 증시가 회복하기 위해서는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코스피 지수 설 연휴 전후 급반등을 하긴 하였지만
당장 2020년 3월과 비교를 해 보면 힌트를 얻으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그 당시 저는 증시 토크를 통해 전 세계적인 양적완화와 초저금리 그리고 재정정책으로 인한 유동성 공급 그리고 IMF 당시 레벨까지 하락한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은 트램펄린 효과를 만들면서 V자 패턴에 로켓 엔진까지 장착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설명해 드린 바 있습니다.
(※ 2020년 코로나 쇼크 직후 증시 토크를 함께하신 독자님들은 기억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 당시 V자 반등의 논리에는 2가지 근거가 있습니다.
하나는 당시 극단적으로 저평가되었던 한국 증시 : 트램펄린 효과 유발
두 번째는 당시 전 세계적인 유동성 폭발 : 로켓 엔진 장착

2022년 현재 중급 하락장 후 급반등 : 당시보다 힘이 미약하다.

 
하지만 이번 중급 하락장 이후 반등이 V자 패턴으로 가기에는 위의 두 가지 변수, 밸류에이션과 유동성의 힘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일단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보자면 현재 증시는 싸다고 보기가 애매합니다.
2020년 3월에는 순간적으로 시장 PBR 레벨이 97년과 98년 IMF 사태 후 급락장 때 수준까지 밀고 내려왔지만, 현재 시장 PBR 레벨은 KRX(한국거래소)의 정보 데이터 통계 기준 1.08배 수준(오늘은 대략 1.1배)입니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 상장분까지 고려한다면 시장 PBR 레벨은 1.2배~ 최대 1.3배까지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는 2020년 연말과 2021년 연말과 같거나 높은 수준이지요.
즉, 싸다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로 유동성 측면에서 보자면 현재 글로벌 금융 시장은 양적완화 속도를 줄여가고 있으며 조만간 금리 인상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즉, 2020년 3월처럼 폭발적인 유동성이 발생하기는 너무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러하기에 거래일 수 기준 연이틀 증시가 급반등하는 것은 심리적으로는 기분 좋기는 하지만 이를 V자 반등이나 본격적인 상승장 전환으로 확대하여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물론 그렇게 되면 좋긴 하겠지만, 체력이 받쳐줄지는 미지수입니다.)

오히려 다중 바닥이 증시를 단단하게 할 수 있다. (2011년 8월 사례)

 
유동성과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상대적으로 약한 상황에서 하락장이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V자 급반등은 가능성이 작겠지만 다중 바닥 패턴은 기대 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지난달 말에 만들어진 주가지수 2,600p가 진 바닥일지 아닐지 확인하는 데에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겠습니다만 만약 시장 등락 속에 다중 바닥을 만든다면 견고하게 하락장을 끝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은 2011년 8월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2011년 8월은 그 두 달 전인 2011년 6월에 2차 양적완화가 중단되고 단 두 달 만에 유럽위기/미국 신용등급 위기가 겹치면서 발생하였고 단 한두 달 만에 코스피/코스닥 모든 증시가 20% 넘게 하락하였었습니다. 그리고 시장이 바닥을 잡고 돌아서는 데에는 다중 바닥을 만들면서 제법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2011년 8월 쇼크 전후 코스닥 지수, 다중 바닥을 만든 후에야 상승장이 찾아왔었다.
위의 2011년 8월 쇼크 전후 코스닥 지수 차트를 보시면 한 번에 V자로 증시가 급반등하기보다는 여러 차례 급등락을 제법 긴 시간 거치고 상승추세로 돌아섰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향후 증시 어떤 흐름으로 이어질지 모르지만, 마음의 각오는 하자.

 
V자 패턴으로 급반등을 하면서 시장이 시원스럽게 상승하는 것이 기분 좋긴 합니다. 하지만 여러 여건상 단숨에 회복하기보다는 바닥을 찾기 위한 여러 번의 등락이 반복되면서 다중 바닥을 만들어야만 이번 하락장이 마무리될 듯합니다.
이 과정에서 직전 저점을 다시 무너트릴 수도 있습니다. 또는 등락 속에 저점을 높아가면서 다중 바닥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이 과정에서 급등락 피로감으로 인해 투자자들은 지쳐버릴 것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마음의 각오를 하신다면 힘든 시기는 오히려 이겨낸 투자자들에게 기회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지금 증시는 흥분보다는 냉정과 자신만의 투자원칙이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2022년 2월 3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및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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