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증시 Adios, 민트초코 같았던 올해 증시를 마감하며

입력: 2021- 12- 30- 오후 01:55

유난히 길게 느껴졌던 2021년 증시가 오늘(12월 30일)로써 막을 내립니다. 연초 뜨거운 열기 속에 시작했던 주식시장은 상반기까지 그 열기가 이어졌다가 하반기 그 열기가 식으면서 은근히 투자자들을 힘들게 하는 기간 조정으로 이어졌지요. 2021년 증시에 대해 저는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호불호가 엇갈리는 “민트초코 같았던 증시”

사상 최대 개인 순매수와 사상 최대 개인 순매도도 기록한 2021년

2021년은 마치 냉탕과 열탕이 뒤섞인 듯 개인투자자의 매매도 극단적으로 엇갈렸습니다.

작년부터 이어져 온 동학 개미 운동은 2021년 1월 주식투자를 않으면 바보가 된다는 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와 맞물리면서 전 국민이 뜨거운 열기 속에 주식시장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연말에는 정반대로 개인투자자의 투자심리는 혹한의 겨울 날씨처럼 차갑게 식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 사상 최대 개인 순매수와 사상 최대 개인 순매도라는 극단적인 기록을 일간 단위와 월간 단위에서 세웠습니다. (코스피+코스닥 합산 기준)

올해 개인투자자는 사상 최대 순매수와 순매도 기록을 세웠다.

[ 단위 : 억 원, 코스피+코스닥 합산 ]

2021년 올해 한 해에만, 개인 코스피+코스닥 순매수 일간 기록이 1위에서 9위까지 채워졌습니다. 1위인 1월 26일 4조6,164억 원, 2위 1월 11일 4조 5,781억 원, 3위 2월 26일 4조 1,767억 원 등 1위에서 9위까지의 기록이 2021년에 세워졌습니다.

이와는 정반대로 개인투자자의 코스피+코스닥 순매도 1위와 2위의 기록이 올해 세워졌습니다.

배당락 전일이었던 12월 28일 –3조1,587억 원 그리고 2월 5일 –2조1,282억 원이 2021년에 세워진 기록입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월간 단위로는 2021년 1월에 21조 6,504억 원을 개인이 순매수하면서 월간 사상 최대 순매수를 기록하였고, 2021년 12월에 사상 최대 월간 매도가 기록되었는데 30일 12시까지 –8조 원 순매도라는 극단적으로 엇갈린 기록을 세웠습니다.

코로나 상황 지속 그리고 기저효과 감소 : 그런데!!!

2021년 증시는 2020년과 마찬가지로 코로나 상황이 1년 내내 지배하는 상황 속에 있었습니다. 백신 보급에 따른 환호도 있었지만 새로운 변이 출현으로 인한 긴장감이 높아지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2021년 12월 연말까지도 아직 코로나 상황은 마침표가 찍히지 않은 상황이지요. 그나마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은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적응해 가면서 경제활동을 정상화해 갔습니다.

작년 2020년에 코로나 사태가 시작되면서 전 세계적인 락다운, 셧다운으로 인한 경기 위축이 발생하였다 보니 경기 지표의 급락, 수출 감소 등의 심각한 상황이 있었습니다. 그로 인하여 올해 상반기까지 경제 지표들은 기저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었지요.

올해 상반기까지 기저효과는 기정사실로 되어있던 상황이었기에 올해 상반기까지의 증시는 승승장구하며 훈훈하게 흘러갈 수 있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서면서 기저효과가 약화할 수밖에 없는 정해진 절차로 접어들면서 한국 증시의 하락 원인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한국 월간 수출 월간 YoY 예상치와 실제치 추이 : 기저효과의 변화가 매우 강했다 

[ 자료 분석 : lovefund이성수, 원데이터 참조 : 관세청 ]

위의 도표는 한국 수출의 월간 단위 전년 비 추정(긍정적, 보수적) 시나리오와 실제 달성치(회색 막대)로 정리한 자료입니다. 작년부터 필자는 이 자료를 보여드리면서 올해 수출 전년 비 추이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드렸습니다. 참고로 긍정적 시나리오는 올해 수출이 2018년 수준을 달성하였을 때 보수적 시나리오는 2019년 수준만 달성하였을 때를 가정하여 세운 추정 자료입니다.

상반기에 매우 강렬했던 수출 기저효과는 하반기 들어서면 그 기저효과가 약해지게 되는 정해진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하반기 수출은 상반기보다는 성장률이 조금 낮아지기는 하였지만 예상했던 시나리오보다도 더 긍정적으로 달성하였습니다.

코로나 변이 확산 속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호조세에 있단 점은 세계 경제가 예상보다 탄탄하다는 증거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이 주가에 반영되지 않고 오히려 하반기 한국 증시는 줄줄 흘러내렸습니다. 이렇게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재료가 내년에는 어떻게 나타날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민트초코 같이 호불호가 엇갈린 한국 증시 투자자 : 만족 vs 불만족

올해 증시를 평가할 때 이 단어가 바로 떠오르더군요.

“민트초코” (아이스크림)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은 호불호가 크게 엇갈리지요. 치약 맛 같다 보니 싫어하는 분은 극단적으로 싫어하시고 한편 좋아하는 분은 그 나름의 매력에 빠집니다.

올해 한국 증시 투자자는 이렇듯 민트초코에 대한 엇갈린 반응처럼 큰 수익을 만들 투자자도 은근히 많지만 실망스러운 성과를 만든 투자자도 많습니다.

즉, 민트초코 호불호가 갈리듯 극단적으로 엇갈린 성과를 만든 것이지요.

2020년은 V자 형태의 강력한 증시였지만 올해는 역 U자형의 아쉬운 흐름이었다

마치 작년과 올해 증시를 한 통으로 보면 콘 아이스크림 같은 모양인데 그 위에 얹어진 아이스크림이 호불호가 갈리는 민트초코였던 것과 비슷하게 보였습니다.

작년에는 모두가 땅 짚고 헤엄치기식으로 수익을 만들기 쉬운 V자 강렬한 주가 흐름이었지만 올해는 ∩자형 흐름 속에 쉽지 않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큰 수익을 만든 분들도 있지만 아쉬운 성과를 만든 분들도 많은 민트초코에 대한 호불호처럼 엇갈린 결과가 만들어진 것이지요.

2021년 증시를 뒤로하고 Adios

매년 연말 마지막 거래일이 되면 저는 옛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 1화를 꼭 봅니다. (연중에는 보지도 않는 영상이지요)

영상 말미에 나오는 단어 “Adios” 그 한마디가 너무도 애절하게 마음속에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그 마음처럼 2021년 증시를 역사 속 한 페이지로 보내기는 싫은가 봅니다.

“Adios 2021 주식시장”

2021년 12월 30일 목요일, 올 한해 주신 애독과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및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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