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부진한 이유

입력: 2021- 11- 26- 오후 02:30
AAPL
-
NVDA
-
TSM
-
005930
-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고 24일 공시했다. 건설에 투입되는 금액은 총 170억 달러(약 20조400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공장 신설로 파운드리(foundry)와 고속컴퓨팅, AI 반도체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 삼성전자 (KS:005930) [총 170억 달러(약 20.4조원) 투자, 시스템LSI 공장 건설(2022년 상반기~2024년 하반기 양산)]

=이번에 신설되는 테일러 공장에서 주목되는 분야는 파운드리이다. 파운드리는 애플 (NASDAQ:AAPL), 퀄컴 같은 고객이 설계도를 주면 삼성전자, 대만의 TSMC 같은 회사는 생산을 한다. 일종의 하청이고, 의뢰자가 갑이고 생산 기업은 을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갑을 관계가 뒤바뀌었다. 이유는 의뢰자는 많은 반면 적기에 생산해 줄 수는 기업은 소수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반도체의 핵심 역량인 선폭이 줄어들면서 생산의 진입 장벽이 대폭 높아진 점도 한몫했다.


=코로나 이후 지구촌을 강타한 반도체 대란 역시 파운드리 기업의 공급 부족에서 기인한다. TSMC는 현재 세계 1위의 파운드리 기업이다. TSMC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률이 41%에 달하는 점이 달라진 파운드리 기업의 위상을 반영한다. TSMC는 제조기업으로 도달할 수 없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뽐낸 것이다. 이런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이면에는 TSMC가 고부가가치의 제품만 골라서 생산했기에 가능했다. 파운드리 시장은 성장 중이다. 시장 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는 "내년 세계 10대 파운드리 기업의 예상 매출은 올해보다 13.3% 성장할 것"이라며 "총액은 1176억 달러(약 141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인 D램과 낸드플래시에서 1위를 구가하는 삼성전자로서는 급성장하는 파운드리 시장까지 장악하면 반도체 천하 통일을 이룰 수 있다.이미 기술력도 입증했다. 2010년에는 애플이 아이폰의 AP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기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신설한 테일러 공장이 파운드리 약진의 전진 기사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핵심 고객인 애플, 퀄컴, AMD. 엔비디아 (NASDAQ:NVDA) 등이 모두 미국 회사이다. 이들의 생산 물량을 가져온다면, 삼성전자로서는 TSMC와의 간격을 줄이면서 1위 등극도 가능해진다. 삼성전자는 2030년에는 파운드리가 포함된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1위를 차지하겠다고 공언했다.

삼성전자 연결 실적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천하 통일을 하겠다는 구상에 몇 가지 선결 과제를 제시한다. ① 수율 제고이다. 현재 파운드리 사업부의 영업이익율은 15%이다. TSMC에 비해서 영업이익률이 낮은 이유는 수율이 1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수율 15%는 85%의 제품을 버린다는 의미이다. 관리의 삼성에서 이해하기 힘든 결과이다. 특히 김기남 대표의 성향을 고려하면 더욱 납득이 되지 않는다. 김 대표는 전임인 권오현 부회장과 다른 스타일의 경영자이다. 권 부회장이 대략적인 비전을 제시하면서 회사를 끌고간다면, 김 대표는 세세한 항목을 신경쓰면서 회사의 누수를 최소화하는 경영이 특징이다. 그런 김 대표가 파운드리 분야의 낮은 수율을 해결하지 못한 점이 의아스럽다는 반응이다.

② 고객의 신뢰 회복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삼성전자는 아이폰의 AP를 생산했었다. 하지만, 얼마 못 갔다. 심지어 2011년 스티브 잡스 애플 CEO에게 엄청난 질타를 받았다. 생산에 필요한 정보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에 넘겨줬더니, 갤럭시를 생산하는 부서에 해당 정보가 넘어갔다는 것이다. 때문에 잡스와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만나기까지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외신을 타고 알려졌고, 급기야 잡스는 물량을 거둬들였을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에 세기적인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파운드리는 기본적으로 고객의 설계 도면을 받아서 생산하기에 생산 부서 외에는 공유하면 안 된다. 최양규 KAIST 교수는 "TSMC는 이런 신뢰를 오랫동안 유지했기에 쉽사리 삼성전자가 TSMC (NYSE:TSM)의 고객을 가져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③ 이재용 부회장이 아버지 이건희 회장만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지이다. 이 회장은 거시적인 안목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분야에서도 높은 식견을 가졌다. 부서장이 이 회장에게 보고를 하면, 충분한 토론이 가능하고, 부서장은 이 회장이 해당 사안을 이해하고 있다는 인식을 가질 정도였다. 과거 삼성SDI가 플라즈마 TV를 생산하고 삼성전자가 LCD TV를 생산할 때였다. 두 회사는 전사적으로 플라즈마와 LCD의 장점을 이 회장에게 보고했다. 이 회장의 결단에 따라서 둘 중 한 분야는 폐기 수순을 밝아야 했다. 숙고 끝에 이 회장은 LCD를 선택했다. 돌이켜 보면, 이 회장의 결정이 옳았다. IT 업계의 기술 발전은 숨이 막힐 지경이다. 회사의 명운을 책임진 결정을 숱하게 통과해야 한다. 이 부회장이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면, 기술적 혜안으로도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주봉차트

※ 본사 AI가 국민연금을 비롯한 임원·친인척의 지분 동향을 파악합니다. 해당 정보는 TDR(Tachyon Daily Report)로 발송하고, 특정 종목은 주석으로 설명드립니다. 홈페이지에서 구독신청을 하시면, TDR과 주석을 매일(증시 개장일) 보내드립니다. 2주는 무료입니다. 개인은 월 1만원에, 기관은 협의하고 결정합니다.

최신 의견

다음 기사가 로딩 중입니다...
리스크 고지: 금융 상품 및/또는 가상화폐 거래는 투자액의 일부 또는 전체를 상실할 수 있는 높은 리스크를 동반하며, 모든 투자자에게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상화폐 가격은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높고 금융, 규제 또는 정치적 이벤트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마진 거래로 인해 금융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금융 상품 또는 가상화폐 거래를 시작하기에 앞서 금융시장 거래와 관련된 리스크 및 비용에 대해 완전히 숙지하고, 자신의 투자 목표, 경험 수준, 위험성향을 신중하게 고려하며,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조언을 구해야 합니다.
Fusion Media는 본 웹사이트에서 제공되는 데이터가 반드시 정확하거나 실시간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알려 드립니다. 본 웹사이트의 데이터 및 가격은 시장이나 거래소가 아닌 투자전문기관으로부터 제공받을 수도 있으므로, 가격이 정확하지 않고 시장의 실제 가격과 다를 수 있습니다. 즉, 가격은 지표일 뿐이며 거래 목적에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Fusion Media 및 본 웹사이트 데이터 제공자는 웹사이트상 정보에 의존한 거래에서 발생한 손실 또는 피해에 대해 어떠한 법적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Fusion Media 및/또는 데이터 제공자의 명시적 사전 서면 허가 없이 본 웹사이트에 기재된 데이터를 사용, 저장, 복제, 표시, 수정, 송신 또는 배포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모든 지적재산권은 본 웹사이트에 기재된 데이터의 제공자 및/또는 거래소에 있습니다.
Fusion Media는 본 웹사이트에 표시되는 광고 또는 광고주와 사용자 간의 상호작용에 기반해 광고주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본 리스크 고지의 원문은 영어로 작성되었으므로 영어 원문과 한국어 번역문에 차이가 있는 경우 영어 원문을 우선으로 합니다.
© 2007-2025 - Fusion Media Limited. 판권소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