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Ellen R. Wald
(2021년 9월 15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아직 겨울이 되지도 않았는데 유럽 전역의 전력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기초 전력 가격이 메가와트시(MWh)당 491달러(354파운드)를 넘어섰다. 이는 2010~2020년 동안의 평균 가격보다 700% 높은 수준이다. 수요가 정점인 때의 장중 가격은 심지어 MWh당 2,425달러(1,759파운드)까지 상승했다.
이러한 현상은 영국뿐만이 아니라 유럽 대륙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독일에서는 전력 가격이 두 배 뛰어올라 MWh당 118달러(100유로)에 거래되고 있으며,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도 가격이 치솟고 있다. 그러나 겨울철 상황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최근 3배 이상 급등한 천연가스 상황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아직 9월 밖에 되지 않았는데 엄청난 가격 폭등이 나타나자 유럽 소비자들의 우려가 매우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겨울에는 어떻게 될까? 지금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은 터무니없이 비싼 에너지 요금을 감당해야 하고, 난방 또는 전력 공급 없이 버텨야 하는 사람들도 생길 것이다.
높은 수요와 부족한 공급에서만 비롯되는 문제는 아니다. 클린에너지로의 전환을 촉진하는 일부 유럽 정책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에너지 공급 증가만으로는 높아지는 가격 또는 미래의 사건으로 인한 가파른 가격 상승 가능성을 잠재우기 힘들다. 그리고 지금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유럽 에너지 가격을 높이는 4가지 촉매 요인은 다음과 같다.
1. 낮은 천연가스 재고
지난 8월 유럽의 천연가스 재고는 최저 수준이었다. 따라서 여름에 팬데믹 관련 제재가 풀리면서 상대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게 되었다.
팬데믹 기간에는 당연히 천연가스 수요가 줄어들었고, 생산업체들은 생산량을 줄었다. 그 이후 여름 수요 급등에 대비하여 적절하게 생산량을 늘리는 데는 실패했다.
2. 러시아,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운송량 감축
이유가 명확하지 않지만 러시아는 8월 말에 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의 운송량을 줄였고 9월에는 더욱 줄였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노르트 스트림(Nord Stream) 및 노르트 스트림-2를 소유한 가스프롬(MCX:GAZP)의 의도적 조치로 보고 있다.
노르트 스트림은 러시아에서 독일로 천연가스를 운송한 후 다른 유럽 국가로 유통한다. 노르트 스트림-2는 최근 건설되었으나 아직 운영이 가능한 상태는 아니다.
노르트 스트림-2에 대한 논쟁은 첫 번째 노르트 스트림과 동일한데, 유럽의 규제로 인해 사용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가스프롬이 천연가스 가격을 올리고, 유럽연합을 압박하여 가스프롬이 노르트 스트림-2를 통해 천연가스 공급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을 의도적으로 줄였다고 생각한다.
가스프롬은 유럽의 갑작스러운 천연가스 수요 급증이 겨울을 대비하여 이미 예정되어 있었고 지연시킬 수 없는 유지 보수 일정과 겹쳤다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또한 부분적으로는 겨울철 높은 수요를 예상하고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공급을 줄었다고도 밝혔다. 이를 위해서 천연가스를 지하 저장 시설로 보내야 한다고 전했다.
3. 탄소배출권으로 인한 화석연료 가격 상승
높은 천연가스 가격은 유럽 시설이 석탄 연료를 사용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 규제에 따르면 석탄 시설은 더 많은 탄소 배출권을 시장에서 구매해서 높은 탄소 배출량을 상쇄해야 한다.
탄소 배출권에 대한 높은 수요로 가격이 상승했고 석탄은 천연가스 가격만큼 비싸졌다. 따라서 소비자 요금이 올라가게 되었다.
4. 멈춰버린 북해의 바람
영국의 전력 가격 상승 상황은 부분적으로 북해 풍력에 대한 높은 의존도 때문에 악화되었다. 영국은 전력 필요량의 25%를 북해 풍력 발전으로부터 얻는데, 9월의 풍력 발전 생산량은 11%로 급감했다.
유럽의 전력 상황은 미국의 수출 기업 셰니어 에너지(NYSE:LNG) 등 액화천연가스 기업들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원자재 트레이더들은 특정 유형의 석탄 가격 및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유럽 탄소 계약 가격도 수요 충족을 위해 유럽에서 지속적으로 더 많은 석탄을 태워야 한다면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단, 유가는 이러한 전력 상황으로부터 상당한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발전소들은 원유보다는 석탄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유럽의 급증하는 전력 가격은 10월에 러시아가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운송을 재개하는 경우 정상화될 수 있다. 노르트 스트림-2의 운영이 시작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천연가스 부족에 대한 우려로 겨울 내내 평균보다 높은 전력 가격이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 유럽의 여러 국가들이 기후변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화력발전소와 핵발전소를 폐쇄하는 계획을 추진한다면 지금처럼 급박한 상황은 향후 몇 개월, 몇 년 동안 더 자주, 더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다.
현재 상황은 유럽이 신뢰하기 힘든 재생에너지 그리고 유럽 전체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러시아 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위험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지금의 위기가 해결되더라도 동일한 문제는 언제든 쉽게 반복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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