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 개미 운동, 개인투자자의 뜨거운 증시 참여는 2020년과 올해 2021년 증시에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역사상 최초로 개인이 증시 바닥에서 대규모 매수를 감행하면서 작년 3월 폭락 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급매물을 쓸어 담는 것을 넘어 주가지수 3,000p를 넘기는 1등 수급 공신으로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현재 증시 수준에서 개인의 힘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조건이 필요합니다.
▶ 주가지수 3,200p 위로 끌어올리기에는 벅찬 개인의 힘
최근 개인투자자의 수급 분석을 필자의 증시 토크에서 조금 뜸하게 다루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번 달 초 SKIET 공모청약 전후로 고객예탁금 노이즈가 너무 심하기도 하였고, 작년과는 다른 모습이 관찰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작년 2020년 개인투자자는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서 64조 원에 이르는 엄청난 매수를 감행하였습니다. 그 엄청난 매수에도 불구하고 되려 고객예탁금은 38조 원이나 증가하였지요. 마치 전쟁터에서 총탄과 포탄을 연사로 쏘았는데도 계속 무기가 보급되는 상황이라고나 할까요?
(※ 군대에서 탄 소모 사격 해보신 분들은 이해하실 듯합니다.)
작년 주식시장이 상승하지 않을 수 없는 개인 유동성의 힘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2020년 연초 이후 최근까지 개인의 코스피와 코스닥 순 매매 월간 규모]
그런데 올해는 무언가 다릅니다.
올해 2021년 연초부터 최근까지 개인의 순매수 규모는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서 54조 원을 기록하였습니다. 엄청난 규모가 아닐 수 없고, 도표로 보더라도 작년 개인 순매수 규모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올해 연초 이후 고객예탁금은 ?1조7천억 원 가까이 감소합니다.
중간에 대형 IPO 공모 증거금 영향으로 고객예탁금이 70조 원을 넘어서기도 하였지만, 작년과 달리 그 돈들이 고여있지를 않고 다시 쑥 빠져나가면서 5월 24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63조 원대로 낮아집니다.
심지어 올해 2월에서 4월 사이에는 고객예탁금이 ?10조 원 가까이 감소하기도 하였습니다.
즉, 올해는 총알과 포탄을 열심히 쏘아대면 총탄이라 할 수 있는 예탁금 보급이 아슬아슬하다 보니 증시를 견인하기에는 벅차고 그저 방어하는 수준의 개인 매수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나마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을 흡수하면서 낙폭을 제한하는 효과는 있었습니다만, 주가지수 3,200p 윗선까지 개인 혼자의 힘으로 올라가기에는 체력적인 한계를 보였던 것입니다.
[ 고객예탁금 월별 증감 추이, 원자료 참조 : 금융투자협회 ]
▶ 새로운 수급 주체가 부상하거나, 다른 곳에 갔던 개인 자금이 돌아와야.
물론 현재 개인의 유동성이 약한 것은 아닙니다만, 작년, 올해 초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약해진 개인의 유동성이다 보니 시원한 상승이 만들어지기에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수급 주체가 부상해야 할 터인데 아직은 눈에 확 띄지는 않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 달러·원 환율 추이에서 외국인의 복귀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기대 해 봅니다.
달러인덱스는 이미 90 수준을 밑돌았고 달러·원 환율 또한 오늘 1,120원을 밑돌면서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게 되면 한국 자산과 이머징 자산에 대한 투자 명분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커지게 됩니다.
아직은 힘이 약합니다만, 달러원 환율이 하락 추세가 깊어진 이후 어제와 오늘 외국인 매도가 약해지고 매수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큰 규모는 아니더라도 외국인의 순매수가 매일 지속된다면 개인의 부족한 수급 힘을 보충하면서 시장을 부양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다음으로 예상 해볼 수 있는 것은 가상화폐 시장으로 떠났었던 개인투자자의 복귀입니다.
이 부분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가상화폐의 변동성과 상승률에 익숙해진 개인에게는 주식시장은 그저 재미없게 느껴질 뿐이지요. 가상화폐 시장의 위험과 피로도가 심리적으로 깊숙이 영향을 미친 후에야 가상화폐로 넘어간 자금들이 증시로 복귀할 수 있습니다.
대략, 보통 100일 정도의 조정장을 경험하면, 투자자들은 지치고 이탈하게 됩니다.
(이는 사람 심리의 중요한 변곡점이지요)
만약 가상화폐 시장이 기간 조정 또는 가격 조정이 이어져 4월 말 조정 시작 이후 100여 일이 흐른 여름 정도 되면 코인 시장으로 넘어갔던 개인투자자들이 하나둘 주식시장으로 들어오면서 유동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 해 봅니다.
그전까지 증시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것처럼 눈치를 보고 있을 듯합니다.
2021년 5월 26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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