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12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코로나19 사태로 원유 수요가 급감하며 암울한 2020년을 겪었던 대형 원유업체들은 경제 회복 기대와 함께 훌륭한 투자 선택지로 거듭났다. 엑슨모빌(ExxonMobil, NYSE:XOM)과 쉐브론(Chevron, NYSE:CVX), 그리고 필립스 66(Phillips 66, NYSE:PSX) 등을 보유하고 있는 Vanguard Energy Index Fund ETF (NYSE:VDE)의 2021년 상승폭은 29%로, 9% 상승한 S&P 500 지수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원유시장의 추세는 에너지주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최악의 고비를 넘어서는 것에 성공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원유 수요는 OPEC+의 감산과 코로나19 봉쇄령 해제에 따른 산업생산 및 차량 운행 증가 덕분에 서서히 증가 중이다.
백신 접종이 가속화되고 코로나19 확산이 성공적으로 저지된다면 글로벌 경제도 다년간에 걸친 확장기에 들어설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보인 강한 반등세를 앞으로도 이어갈 수 있는 대형 원유업체들도 있다. 오늘은 미국의 양대 원유업체인 엑슨모빌과 쉐브론 중 어느 쪽이 더 유리한 위치에 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1. 엑슨모빌
엑슨모빌은 미국의 원유 및 가스 초대기업 중에서도 코로나19 사태 속 가장 인기가 없었던 기업이다. 유가가 급락했던 2020년 초에는 야심차게 추진 중이었던 확장 계획을 취소해야 했으며, 그 영향으로 주가가 큰 타격을 입었다.
금년 1월에 있었던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엑슨모빌은 30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손실을 기록했다. 손상차손이 190억 달러, 배당 지급을 포함한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200억 달러다.
엑슨모빌은 이로 인해 다른 에너지 대기업에 비해 훨씬 큰 타격을 입었다. 청정에너지가 세계적으로 관심을 끄는 와중에도 원유와 가스 개발에 대규모로 투자하던 엑슨모빌의 확장 중심적인 태도가 뒤집혔을 정도다.
수천 명의 직원을 정리 해고하기도 했으며, 지난 8월에는 시장가치가 하락한 끝에 우량주 30종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에서 퇴출당하기도 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엑슨모빌이 과연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시되기까지 했을 정도다. CEO인 대런 우즈는 설립 이래 최악의 1년을 겪은 뒤 월스트리트의 신용을 되찾기 위한 계획을 내놓았다.
이 새로운 계획의 요지는 자본지출을 가이아나와 퍼미안 분지 개발, 브라질 탐사와 고성능 제품 확충을 위한 화학 프로젝트 등 미래 가치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산으로 돌리겠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 회생 전략을 달갑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주가는 지난 6개월 사이 60% 이상 상승해 금요일 거래를 $55.87로 마감했다. 현재 분기별 배당금은 주당 $0.87로, 연간 수익률은 6.2%다.
골드만삭스는 지난주, 장기적인 이익조정을 근거로 엑슨모빌의 매수를 권했다. 현재 목표 가격은 금요일 종가에 비해 16% 높은 $65다.
2. 쉐브론
쉐브론은 엑슨모빌에 비해 훨씬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5년간 대형 확장 계획을 피하고 지출을 엄격하게 관리한 덕분이다.
주가는 이러한 전략 덕분에 엑슨모빌의 주가가 대폭 하락한 지난 5년 사이에도 탄탄한 지지를 받아왔다. 하지만 작년 유가 급락으로 정제마진이 감소한 탓에 배당금을 지급하기 위해 대규모의 대출을 받아야만 했다.
쉐브론이 2020년 배당금으로 지급한 액수는 97억 달러로, 설비투자 액수인 89억 달러를 넘어선다. 블룸버그의 데이터에 의하면 30년 만에 처음 일어난 일이다. 레버리지 비율은 작년 10월 노블 에너지를 인수한 뒤 23%까지 상승했다. 2002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쉐브론이 엑슨모빌에 비해 훌륭한 성적을 보이는 것도 막바지에 다다랐다고 주장한다. 닐 메타와 그 휘하 애널리스트들은 고객들에게 다음과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대차대조표와 배당 지속 가능성, 퍼미안 분지의 성장 전망, 그리고 호주의 LNG 자산에서 발생하는 잉여현금흐름에 대한 견해는 여전히 긍정적이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상대적인 우위를 이어온 영향으로 주가수익비율이나 부채를 적용한 뒤의 현금흐름 대비 기업가치 등 다양한 기준에서 여타 기업에 비해 프리미엄이 높게 책정된 상태라는 것이다.
쉐브론은 금년 들어 22% 상승해 $102.92에 거래되고 있다. 연간 배당수익률은 약 5%로, 매분기 주당 $1.29의 배당금을 지급한다.
최종 결론
엑슨모빌은 작년까지만 해도 쉐브론에 비해 리스크가 높은 투자 선택지였다. 하지만 포트폴리오 재조정과 대규모 비용 절감을 거치면서 입장을 뒤집는 것에 성공했다.
회생 전략과 유가 전망 개선을 고려한다면 엑슨모빌에 투자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입지에서라면 주당 $0.87의 분기별 배당금도 작년에 비해 훨씬 수월하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번역: 임예지/Investing.c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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