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Fund 이성수 대표] 종목을 넓게 담아야, 유동성 장세를 내 것으로 할 수 있다

입력: 2020- 09- 14- 오후 02:11

유동성 장세라는 말이 지금 한국증시를 대표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선례가 없는 이례적인 동학 개미 운동의 자금은 증시로 밀물처럼 유입되었고 그 안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만인 군상이 엿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한편으로는 이번 유동성 장세 속에서 아예 재미를 못 봤다는 분들도 은근히 많습니다. 그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한두 종목 몰방 투자입니다. 하지만 지금 장세는 넓게 퍼지는 유동성처럼 종목을 넓게 담으셔야 할 때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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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모 아니면 도' 몰방 투자 : 10명 중 7명의 개인투자자는...

매년 3월이 되면 한국예탁결제원은 12월 결산법인의 주식투자자(소유자) 현황에 관한 보도자료를 발표합니다. 이 자료에 대해서는 'loveufnd 증시 토크'를 통해서 종종 다루어 왔었기에 애독자님들도 저의 칼럼을 통해 종종 접하셨을 것입니다.

이 보도자료 안에는 개인투자자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많은 자료가 녹아 있지요.
연령, 지역, 성별에 따른 주주현황을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유 종목 수별 주주 비율까지도 알 수 있습니다.
19년 12월결산법인 보유종목수별 소유자 분포현황, 자료 : 한국예탁결제원
위를 보시는 표가 해당 자료 마지막 페이지에 있는 보유종목 수별 소유자 분포 현황표입니다. 1종목을 보유한 주주는 41.4%, 2종목 17.7%, 3종목 10.6% 등등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1종목만 보유한 투자자의 비율이 41.4%란 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몰방 투자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즉, 전체 투자자의 절반 가까이는 1종목만 보유한 몰방 투자자인 것입니다.
그리고 엄밀히 3종목까지는 몰방 투자와 다를 바가 없지요. 우연히 다른 종목의 주식 1주를 자투리로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기도 하고 3종목까지는 몰방 투자와 크게 다를 바 없다 하겠습니다.

즉, 1~3종목 보유한 비율은 전체 주주의 거의 70%에 육박합니다.
2020년 동학 개미 운동 속에 공격적인 개인투자자가 급증한 분위기를 고려해 본다면 내년 보도자료에서는 이보다 더 높은 비율의 집중투자 경향을 보일 것입니다.


ㅇ 워런 버핏도 집중투자 한다고~? : 그렇다고 몰방 투자하지는 않아!!!

몰방 투자를 "집중투자"라는 아름다운 표현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도 분산투자보다는 집중투자 하시는 경향이 있긴 하지요. 그러다 보니 한두 종목에 몰방 투자하시는 개인투자자분들이 종종 이렇게 반론하시곤 하십니다.

"워런 버핏도 집중 투자한다고!!" 하지만 워런 버핏이 집중투자를 하더라도 몰방 투자까지는 아니지요.

극소수의 종목에 몰방 투자를 개인투자자가 선호하는 이유는 단기투자 성향이 매우 강하기 때문입니다.
(이 점에서 워런 버핏과 아예 철학 자체가 다르지요)
단기투자를 해야 하기에 다수의 종목에 분산 투자할 겨를이 없습니다. 한두 종목 많아야 세 종목까지만 보유하면서 매매하게 됩니다.
이러한 극히 적은 종목 수에 집중(? 이러 쓰고 몰빵으로 읽히는)투자는 투자 성과가 극단적입니다. 그야말로 모! 아니면 도! 의 수익률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극소수의 종목에 투자해서 대박 수익률을 만드는 경우도 2020년 3월 이후 장세에서 많이 있을 것입니다.
(흑묘백묘) 수익률을 크게 만드셨으니 그 점은 축하드릴 일이 맞습니다.
다만, 몰방 투자의 결과 수익률이 지지부진한 분들은 오늘 저의 글을 다른 누구보다도 경청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1~3종목의 몰방 투자를 하였을 때 우리가 대박 수익률을 만들 종목을 만날 확률은 생각보다 낮습니다.
한번 조사를 해 보았습니다.

3월 말 이후 100% 이상 수익률을 만든 종목 수를 조사하여보니 400종목이 검색되더군요.
코스피+코스닥 전체 종목 수 2300여 개 중 17% 수준입니다.
장이 워낙 뜨거웠기에 정말 높은 비율이긴 합니다.

반대로 3월 말 이후 하락한 종목 수 어떨지 조사해 보았습니다. 396종목이 검색되었습니다.
앞서 보여드린 100% 이상 수익률을 만든 종목 수와 거의 똑같습니다.
즉, 코스피+코스닥 종목 수 2300여 개 중 17%가 3월 말 이후 호시절에 되레 하락한 것입니다.

이 통계에서 우리는 중요한 점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만약 3월 말에 1종목에 몰빵투자가 있다면 그중 17%는 대박 수익률을 만들었겠지만,
다른 17%의 투자자는 오히려 손해 보고 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몰방 투자를 했을 경우 극단적인 운명이 선택되는 것입니다.
어떤 이는 인생이 피는 엄청난 수익률을 경험하지만 어떤 이는 답답한 수익률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지요.
만약 독자 여러분들 중 답답한 수익률을 지난 6개월 경험하고 계신다면 이제부터 종목을 최대한 넓히실 필요가 있습니다.


ㅇ 종목을 넓히면, 유동성의 물살과 함께 포트폴리오 그물에 대박종목을 가져다준다.

동학 개미 운동 속에 밀려온 자금들이 이제는 점점 넓게 퍼지고 있습니다. 다만, 몰빵투자한 투자자분들은 각각 극단적으로 엇갈린 경험 하고 있을 것입니다. 나쁜 수익률 경험을 하시는 분들은 이를 자신의 재물복인 것처럼 운명론적인 관점에서 생각하시는데, 이는 엄밀히 전략상의 문제입니다.

몰빵투자했는데 대박 수익률을 낸 것은 그저 우연일 뿐이고, 몰빵투자했는데 아쉬운 수익률을 낸 것도 그저 우연일 뿐입니다. 그 우연을 필연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분산투자와 다수의 포트폴리오 전략이 필요합니다.

기준을 잡으시고 그 기준의 맞는 종목으로 분산 투자하시고 포트폴리오 전략을 취하시면,
여러분의 전략 포트폴리오 그물 안에는 증시 유동성이 물고기를 몰고 와서 힘차게 튀어 오르는 월척 종목들을 여러분의 수익률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3월 세팅한 포트폴리오 수익률의 히스토그램
위의 표는 3월 말에 세팅한 가치 주 포트폴리오 50종목의 수익률 히스토그램입니다. 50종목 중에서 100% 이상 대박 수익률을 낸 종목이 3종목 들어와 있고 40% 이상의 중간 정도 성공 종목 또한 전체 종목의 60% 이상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종목 수가 50종목까지는 아니더라도, 현재 몰빵 투자로 투자성과가 나쁜 투자자분들이라면 지금보다 넓게 많은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담으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만 넘치는 유동성 속에 튀는 종목들이 여러분들의 그물 안에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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