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걸림돌 없는 증시 상승, 일드커브 스티프닝 현상 부각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은 “연준 통화정책 리뷰” 연설을 통해 연준의 장기 목표 및 전략 수정의 최종 내용을 발표하면서 사실상 “고압 경제(high pressure economy, 경기침체기 이후 경기 과열을 일정기간 유도해 경기 손실분을 메꾸는 것)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눈에 띄었던 점은 파월 의장의 통화정책 리뷰 발표 이후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들에서 단기금리 대비 장기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는 커브 스티프닝 현상이 부각된 점이었다. 정책금리의 경로를 반영하는 단기금리들은 낮은 레벨에 유지되었던 반면 10년 이후의 장기금리들은 기대물가 상승과 성장에 대한 기대를 반영해 큰 폭으로 올랐다. 장기금리의 강한 반등이 증시 상승, 그 중 성장주(기술주)보다는 경기민감주의 상대적 강세와 함께 진행되었던 부분도 연준의 새로운 목표제가 향후 더 강한 실물경기와 리플레이션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 결과였다.
□ “물가 안정”에서 “최대 고용”으로 이동한 연준의 무게중심, 그 의미
2020년 8월 27일 개최된 잭슨홀 미팅에서 연준 파월 의장은 새로운 통화정책 목표 및 체계(Longer-Run Goals and Monetary Policy Strategy)를 발표했다. “고용시장은 더 강하게, 물가 목표는 더 유연하게”로 요약해볼 수 있다. 지난 10년보다 더 강한 고용시장, 더 높은 평균 인플레이션을 달성하기 위해 지금의 저금리 환경을 더욱 장기화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파월 의장은 우선 새로운 정책 프레임 도입 배경에 대해 4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잠재성장률의 하락(2012년 2.5% → 현재 1.8%)과 둘째, 장기균형금리가 낮아진(2012년 4.25% → 2.5%) 결과, 경기 침체가 도래했을 때 중앙은행 입장에서 정책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룸이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을 커다란 과제로 짚었다. 이 두 가지는 연준의 향후 정책 태도가 보다 완화편향적일 것임을 시사한 부분이며, 경기 침체기를 상쇄할 만큼의 경기 과열을 만들고 싶어하게 된 근본 배경이라고도 볼 수 있다. 세번째는 고용시장이 뜨거우면 뜨거워질수록, 실업률 하락으로 대변되는 양적 회복을 넘어서서 “질적 개선”이 진행된다는 것을 코로나가 터지기 직전까지 눈으로 확인했다는 것이었다. 즉, 강한 고용시장이 장기화될 때 따라오는 “효용”이 생각보다 더 크다는 것이 메시지의 핵심이었다. 네번째는 그토록 강했던 고용시장이 물가를 자극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기존 통화정책 프레임 하에서 강한 고용시장의 “비용”은 물가 상승 리스크였다. 하지만 실업률을 기반으로 한 연준의 물가 전망은 계속 틀려왔다(전망치에 비해 실제 물가는 항상 낮았음). 즉, 고용시장과 물가간 연관성이 과거에 비해 확연히 낮아지면서 강한 고용시장의 “비용”인 “물가 상승 리스크”가 크게 낮아졌던 셈이다.
□ “평균 인플레 목표제” 채택을 공식화
물가에 대해 연준은 현재 2% 아래에 고착화되어 있는 물가와 기대물가를 2%로 회복시켜놓기 위해 물가가 2%를 하회한 만큼 2%를 웃도는 국면을 만들어 “평균 2% 달성”을 목표로 하는 “평균 인플레 목표제” 채택을 공식화했다. 물가 이외의 다른 요인들을 함께 감안하며 정책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게끔 여력을 남겨놓아 “인플레 파이터” 역할에 끝맺음을 내린 것으로 해석한다. 물론 이번의 “유연한 평균 목표제”는 물가에 대한 통제 강도를 완화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급등은 결코 용인하지 않겠다는 시그널은 유지해야만 물가가 (넓어졌지만 여전히 제한된 범위 내에) 안정적으로 머무르게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파월 의장은 강한 고용시장의 지속을 “통화정책을 포함해 다양한 정책의 지원이 요구되는, 국가의 주요한 목표”로 서술하며 고용시장 지원을 위한 정부의 역할론 또한 크게 강조했다. 필자는 코로나 이후, 정책의 큰 틀은 “민간의 고용은 정부가 책임지고, 정부의 부채는 중앙은행이 책임지는 구조” 로 사실상 세팅되었다고 해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