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21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에너지 대기업 엑슨모빌(Exxon Mobil, NYSE:XOM)의 주가는 금년 들어 가파르게 하락했다. 최근 일어난 무분별한 대량 매도세 때문만은 아니다. 유가가 하락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원유 주식의 운명은 경제 전반과 밀접하게 연관될 수밖에 없으며, 경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붕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경제 성장에 대한 타격은 각종 폐쇄와 봉쇄로 점점 심화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원유 수요도 급감했다. 그 영향으로 3월 중순에는 약 60%에 달하는 손실과 함께 23년 만의 저점을 기록해야 했다.
텍사스 어빙에 기반을 둔 미국 최대의 가스 및 원유 생산업체 엑슨모빌은 13년 만에 분기 배당금을 동결했으며, 주식 환매를 완전 중단했다. 또한 수십 년만의 첫 분기 손실을 발표하고 2020년 자본지출 예산을 230억 달러까지 30% 감축했다.
이런 극단적인 조치는 엑슨모빌이 배당금 인상을 보류한다고 해서 과연 현재 배당금을 지켜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엑슨모빌은 미국에서 가장 안정적인 수익주 중 하나로, 현재 7.92%의 배당률로 연간 $3.48의 배당금을 지급한다. 이번 어닝 시즌, 원유 대기업들이 연달아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배당금을 인하하면서 엑슨모빌과 관련된 우려는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
로열더치셀(Royal Dutch Shell, NYSE:RDSa)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배당금을 인하했다. 현재 배당금은 66% 인하된 주당 16센트다. 유전 서비스 업체인 슐럼버거(Schlumberger, NYSE:SLB)는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배당금을 75% 인하했다.
또 다른 원유 및 가스 서비스업체 할리버튼(Halliburton (NYSE:HAL)은 이번에는 배당금에 변동이 없었으나, 필요할 경우 인하를 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평가 하향
S&P는 3월 16일, 엑슨모빌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하향했다. 또한 "현금 흐름과 레버리지 개선에 필요한 절차를 밟지 않는다면" 재차 하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엑슨모빌이 S&P 500 종목 중에서 3번째로 높은 배당금 총 147억 달러를 지불하기 위해서는 배럴당 $77의 유가가 필요하다. RBC 캐피탈 마켓(RBC Capital Markets)에 의하면 원유 대기업 중 가장 높은 손익분기점이다.
한편 엑슨모빌의 채무는 전무에서 500억 달러까지 뛰어오른 상태이며, 작년 수익은 10년 전에 비해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에 그쳤다. 경영진은 이런 심각한 난관 속에서도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해야만 한다는, 엑슨모빌이 쌓아올린 역사에 발이 묶인 상태다. CEO인 대런 우즈(Darren Woods)는 배당금을 지켜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주주층의 70%가 엑슨모빌의 배당금에 의지하는 소매 및 장기 투자자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을 들었다.
원유시장의 추세를 고려했을 때, 엑슨모빌은 이미 최악의 사태를 넘긴 것일지도 모른다. 각지의 경제 활동 재개로 산업 생산과 운전량이 증가하면서 원유 수요 역시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데이터에 의하면 중국의 원유 수요는 코로나19 발발 당시 초동 대처를 위해 국가 단위의 봉쇄를 선포하기 직전 수준까지 돌아온 듯하다. 미국 바로 뒤를 잇는 세계 2위의 원유 소비국인 중국이 빠른 회복세를 보인 덕분에 원유시장의 상황도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했던 WTI는 이번 수요일 배럴당 $33을 돌파했다. 엑슨모빌의 주가도 이 반등과 함께 상승해 3월 저점인 $31에 비해 40%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되었다. 탄탄한 배당수익률은 투자자들에게 엑슨모빌은 배당금을 유지하기 위해 추세를 거스르고 필요한 조치라면 무엇이든지 취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다.
최종 결론
엑슨모빌은 배당금을 지급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대출을 받을 것이다.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이며 은행들 역시 대출을 환영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미 지출 계획을 대폭 감축한 엑슨모빌은 대출받은 자금으로 배당금을 지불할 충분한 동기가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엑슨모빌이 에너지업계의 다른 업체에 비해 매력적인 투자 선택지를 제공한다고는 볼 수 없다. 엑슨모빌은 다른 업체들에 비해 원유와 천연가스, 그리고 액화천연가스 공급 과잉 등의 악재에 취약하다. 에너지업계의 대규모 변동 속에서 이 상황이 바뀔 가능성은 낮다.
--번역: 임예지/Investing.c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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