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륙의 중심도시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긴장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지난해 연말 처음 주목받기 시작한 코로나바이러스는 올해 들어 중국 외부로 확산되면서 심각한 이슈로 떠오른 상황이다.
현재 중국 내 확진자는 3만 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도 500명을 넘어서 2003년 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태를 능가하고 있다. 중국 외에도 동남아, 일본, 유럽, 미국에서도 확진자가 속속 발견되면서 세계보건기구 WHO는 지난달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황이다.
당연히 금융시장 상황이 좋을 리 없다. 알다시피 글로벌 증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쾌조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었다. 지난해 28.9% 상승한 미국 증시 S&P 500지수는 올해에도 빠른 상승을 이어가면서 1월 23일까지 월간 누적 3.3% 상승한 바 있다.
하지만 24일 이후 큰 폭의 하락세로 전환되며 결국 월간 마이너스로 마감했다. 2019년 8월 이후 6개월 만에 첫 하락이다. 이번 사태의 진원인 중국의 사정은 더욱 나쁘다. 상해종합지수는 이미 1월 14일부터 하락세로 전환해 23일까지 월간 2.41%의 손실을 기록했다. 춘절 연휴로 중국 증시가 휴장이었음을 감안한다면 그나마 제한적인 손실폭이다.
과거 2003년의 SARS이나 2009년의 신종인플루엔자 당시를 떠올려 본다면 글로벌 증시의 충격은 당분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그때 당시보다 세계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월등히 커졌다는 점이다. 국내를 비롯해 해외증시가 받을 타격 역시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일단 현금 비중을 높여 시장의 변동성을 피해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보유하던 종목을 모두 매도해 완전히 시장을 떠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다. 시장의 방향성이 불확실하다는 것은 반대로 수익의 기회도 존재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우려가 시장을 지배할 향후 한두 달 동안 투자자들에게 권해줄 종목은 바로 e-커머스, 그리고 e-스포츠 ETF이다.
온라인 상거래 시장이 급속하게 커지면서 e-커머스 섹터는 이미 주목받는 섹터였다. 미국의 경우 아마존이 이미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떠올랐고 중국에서도 알리바바 같은 온라인 상거래 기업이 증시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람들이 야외활동을 자제하면서 온라인 기업들의 매출은 더욱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대표적인 온라인 상거래 ETF는 Amplify Online Retail ETF (IBUY)이다. 2016년에 상장된 IBUY는 트랙레코드도 짧고 운용규모도 2억 5천만 달러로 크지 않다. 하지만 온라인 섹터의 대표 종목으로 지난해 이후 가장 언론에 많이 언급되는 종목 중 하나이다. IBUY는 매출의 70% 이상이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며 미국 기업의 비중이 83.4%, 중국의 비중은 8.4%이다.
IBUY는 편입되어 있는 47개 종목의 비중을 시가총액이 아닌 급간으로 나누어 배분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IBUY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은 아마존이나 넷플릭스가 아닌 Grubhub이다. Grubhub는 우리나라로 치면 ‘배달의 민족’같은 음식 배달대행 기업이다.
IBUY의 수익률은 최근 사태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편이다. S&P 500 지수의 금년 1월 수익률이 -0.16%로 손실이 발생한 데 반해 IBUY의 1월 수익률은 +0.12%를 기록했다. 당분간 증시와의 격차는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e-커머스도 좋지만 컴퓨터 게임 같은 e-스포츠 섹터에도 관심을 가져볼 것을 권한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중국 전역의 영화관 등 대부분의 오락시설이 영업을 정지했고 시민들도 야외활동을 자제하면서 자택에서 즐길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 매출이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미국, 유럽, 한국 역시 비슷한 모습이 당분간 나타나게 될 것이다.
e-스포츠에 가장 특화된 글로벌 ETF는 VanEck이 운용하는 VanEck Vectors Video Gaming and eSports ETF (ESPO)이다. ESPO는 2018년 10월에 상장되어 운용 기간이 15개월에 불과하다. 하지만 짧은 기간 동안 매우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지난해 ESPO의 수익률은 무려 42.0%이다. 올해 역시 1월 수익률은 0.66%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을 피해가는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향후 더욱 악화되면서 증시에 부담을 가중한다 해도 ESPO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SPO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은 중국 최대의 포탈서비스 기업 텐센트 홀딩스이다. 이어서 엔비디아, AMD 등이 8% 내외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분명 투자시장에서 큰 악재이다. 하지만 투자를 한다는 것은 언제든지 돌발 악재에 부딪힐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는 일이다. 리스크는 투자를 멈추어야 할 이유가 아니고 대응을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해야 한다. e-커머스와 e-스포츠 섹터에 대한 비중확대를 통해 이번 악재를 현명하게 피해 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