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5일, 아람코의 상장가격 발표가 있을 것입니다. 이후 11일에 사우디 타다울에서 첫 거래가 있을 것입니다. 단순히 석유시장에 큰손의 등장으로 보기 보다, 사우디 더 나아 아랍권 금융시장이 미국 또는 아시아와 어떻게 다른 지 그리고 그들의 정치 철학이 어떻게 경제에 영향을 주는 것인지 이야기 하려합니다.
과거 이슬람국가들의 철학과 현대 자본주의라는 철학이 타협하지 못하는 산업이 있습니다. 그것은 금융, 보험, 의료(헬스케어)산업인데, 이슬람이라는 철학과 상반되나 생존을 위해서 타협을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금융, 의료, 보험이 어떤 면에서 이슬람의 철학과 어긋나고 철학과 별개로 은행과 병원이 아랍권 국가에도 있지만 인식이 자본주의를 받아들이 국가들과 다릅니다.
우선 현대 자본주의는 금리(이자)를 기반으로 돌아간다 보면 됩니다. 이자가 있기에 인플레이션이 있으며, 대부분의 경제학에서 또한 경기사이클과 금리사이클을 바탕으로 기초적인 분석을 합니다. 그러나 이슬람의 율법인 샤리아(Shariah)에서는 이자(Riba)가 금지 되어있습니다. 이러한 이자에 대한 문제를 통해서 식품에는 할랄식품이 있듯, 금융 또한 이슬람 율법에 맞춰 개편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슬람 율법에 맞춘 표준화서비스 부분 중 대출, 담보, 소유에 대한 문제가 생기는데, 이자 시스템의 차이로 은행과 산업의 분리가 모호하거나 간접적으로 소유를 할 수 있습니다. 즉, 금산분리가 실제로 잘 안되어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 단순한 예대은행과 산업의 분리 이상으로 파생상품을 다룰 수 있는 투자은행과 산업이 유착관계를 갖는 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아람코의 상장을 단순히 주식판매와 유동성 자금 확보 이상의 의미를 찾는다면 석유산업과 금융산업의 결합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상장 이후 아람코가 갖는 이점으로는 단순히 유가가 높아야 수익을 보는 선물 매수의 포지션으로 부터 탈피하여, 옵션 및 구조화 금융을 사용한 자체적인 보험을 만드는 단계로 발전하는 것입니다.
상장 이전에 유가하락에 감산으로 밖에 대응을 못하였으나 2020년 이후의 사우디는 아람코를 통해 스톡옵션으로 대응할 수 있는 카드가 생기는 것입니다(유가 하락시, 주식의 풋옵션 매수 또는 콜옵션 매도와 같은 파생 포지션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기존 OPEC이라는 단체에서 정치적 입지를 통해 유가를 올리는 방법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알았기에 이와 같은 대응을 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특히 시리아, 이라크, 레바논 등 중동의 내부 정치가 불안정하며 감산이행 또한 이전과 같이 쉽게 지켜지지 않는 것에 대하여 사우디는 정치적 입지 강화 보다 금융이라는 솔루션을 택한 것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아람코의 상장은 사우디에서 1차로 상장후, 해외에서 2차로 상장을 하게 될텐데, 해외 국가 중 상장가능성이 높은 국가로서는 영국과 일본이 있습니다. 아직 해외상장에 대한 정확한 발표는 없으나, 미국의 경우 오사마 빈라덴이 사우디 국적을 갖고 테러를 자행하여 테러에 대한 피해청구를 (미국에서 상장한다면) 아람코에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홍콩 또한 중국의 영향권에 들어가며 금융허브의 자리를 잃어버리는 중이기도 합니다. 싱가폴은 아시아-유럽허브로 역할을 수행중이나 허브에 상장을 하기 보다는 본토에서 상장을 하고 허브보다 안정된 시장조성(market making)을 하는 것이 아람코에게 유리할 것입니다.
미국, 홍콩, 싱가폴을 제외한 금융허브로서는 가장 유력한 후보군이 영국과 일본인데, 영국의 정치적 안정 - 일본의 외환 안정성 관리를 바탕으로 2차 상장을 결정할 것입니다.
- 아랍권 금융은 서구권 및 동북아시아와 달리 금산분리가 모호하게 되어있다.
- 아람코의 상장은 유동성 자금확보 외, 주식의 스톡옵션(하락 시 풋옵션 매수) 관리를 통하여 햇지가 가능하다.
- 유가를 OPEC이라는 집단에서 정치적으로 통제하기 보다 금융이라는 솔루션으로 극복하려한다.
- 유가가 올라야 아람코가 무조건 이익을 보는 시대는 끝나가며 그들이 사용하는 금융상품의 방향이 더 중요할 수 있다.
- 아람코의 2차 (해외)상장은 영국과 일본에서 상장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