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20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유가는 최소 2주 동안 당황스럽다 못해 현실이라고 믿기도 어려울 정도의 움직임을 보였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가깝다"거나, "곧" 이루어진다, 혹은 이미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인 일이라는 말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거의 직선으로 상승한 것이다.
그리고 블랙 먼데이가 닥치며, 갑자기 모든 제스처 게임이 멈췄다. 이후 원유 상승론자들의 세계는 사라져버렸다.
정말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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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300분 차트 - 트레이딩뷰 제공
WTI와 브렌트유가 화요일, 7주 최악의 일간 성적인 3% 가량의 하락세를 기록했으니, 당면한 원유 상승세는 이미 끝났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월요일까지 더한다면 WTI와 브렌트유는 주초부터 각각 5% 가량의 손실을 입었다.
다시 말하자면 고작 2번의 세션 사이 11월 1일부터의 상승세로 얻은 수익을 대부분 잃었다는 뜻이다.
화요일의 하락세는 트레이더들이 단순히 래리 커들로(Larry Kudlow) 국가경제위원장이나 윌버 로스(Wilber Ross) 상무장관 등 백악관 관계자들이 몇 주 내내 늘어놓은 무의미한 이야기와 타결되지 않는 무역협상에 질려서 일어난 것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화요일, 무역협상이 얼마나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몸소 보여주었다. 12월 15일까지 1단계 무역협상에 서명하지 않으면 추가 관세 부과를 맞이해야 할 것이라고 시진핑 주석을 협박한 것이다.
무역협상 대실패; 러시아의 OPEC 게임
무역을 차치하고, 유가가 무너진 또 다른 이유로는 원유 펀드 알고리즘 트레이딩 모델들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하려다 실패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이 영향으로 펀드들은 손절매 모드에 들어섰다. 월스트리트 주요 지수들의 고점을 따라 움직이던 지난 2주와는 다른 패턴이다. 해당 지수들은 원유보다 무역협상에 훨씬 더 심각한 집착을 보여왔다.원유 대량 매도 상황에 심각성을 더하는 것은 러시아가 OPEC의 감산을 지지할지, 하지 않을지를 놓고 또 심리게임에 나섰다는 신호들이다.로이터의 보도에 의하면, 러시아가 12월 5일과 6일에 열리는 OPEC+ 회담에서 감산량 증가에 찬성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러시아는 OPEC 14개국의 협력국이며 이 회생 정책에서도 큰 역할을 맡고 있다.
원유 재고 큰 폭으로 증가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증가했을 것이라는 예상 역시 시장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API는 600만 배럴의 재고가 증가했을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EIA는 이를 오늘 오후에 긍정하거나 부정해게 될 것이다. (실제 발표: EIA는 11월 15일로 끝나는 주에 원유 재고가 1.38백만 배럴 증가하였다. 이는 시장 예상치 1.54백만 배럴과 비교가 된다.)
마지막이지만 마찬가지로 중요한 요소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원유기업인 아람코가 첫 IPO를 앞두고 국제 투자자들의 자금을 확보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을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무역협상이 이루어지고 있던 시장에, 갑자기 상상할 수 있는 온갖 사건이 쏟아져내린 것이다.
여기서 질문해야 할 것은 과연 이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것인지, 아니면 상승론자들이 기적적으로 생명줄을 찾아내 매달릴 수 있을지이다.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WTI와 브렌트유는 오후 아시아 시장에서 여전히 손실을 입은 상태로 머무르고 있다.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는 달라질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기술적 지지 가능하나, 가격 복귀할 가능성은 적어
펀더멘털한 시점에서 보았을 때, 유가가 상승할 수 있을 이유는 거의 없다. 무역협상에서 OPEC과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지는 아람코 IPO에 이르기까지, 시장에 힘을 실어주던 강세 요인은 모두 부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하락론자들의 직감이 맞다면, WTI는 주중으로 10월 31일 저점이자 최근 상승세 직전의 저점이었던 배럴당 $53.71까지 밀려날 수 있다. 브렌트유의 경우에는 11월 1일 저점인 $59.40가 될 것이다.
번스타인(Bernstein) 애널리스트들은 OPEC이 일일 500,000에서 100만 배럴 사이의 추가적인 감산을 진행하지 않는다면 브렌트유가 단시일 안에 $50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티그룹(Citigroup)의 애널리스트들은 "CTA들이 이 정도로 매수 포지션을 취한 것은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 압카이크(Abqaiq) 피습 사태가 마지막이다,"라고 말한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최대의 원유 시설이 공습받으면서 세계 일일 산유량의 약 5% 가까이가 공급이 중단되었으며, 그 영향으로 유가는 잠깐이나마 두 자리 수의 상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기술적인 방향에서도 이와는 전혀 다른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술적 애널리스트인 리치 드보락(Rich Dvorak)은 WTI 유가가 갑작스럽게 방향을 뒤집은 것은 걱정스러운 일이지만 "지금의 대량 매도 사태를 다시 뒤집을 수 있는 기술적 지지는 충분히 찾아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렇게 덧붙였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1월 8일 일중 저점이었던 $55.75라는 가격대다.”
“이 지점 조금 밑은 10월 3일 저점부터 이어진 유가 변동폭의 38.2%의 피보나치 리트레이스먼트가 나타나는 지역이다. 이 지역 역시 유가의 지지선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드보락은 이 영역 밑의 매도 압박이 빠르게 늘어나 $54 선을 노릴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번역: 임예지/Investing.c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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