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18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트레이더들은 무역협상 관련 소식에 질렸을지도 모르지만, 기계들은 그렇지 않다.
헤드라인을 분석하는 알고리즘 트레이딩 모델들은 이번 주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곧"이나 "근접", "상당한 진전" 등의 단어를 원유 매수 신호로 해석할 것이다.
지난주 원유 재고가 상승하며 펀더멘털 악화로 하락세를 보였어야 하는 원유 시장이지만, 실제로는 백악관 관계자들이 무역협상을 두고 분위기를 띄운 덕에 오히려 상승했다.
트레이딩뷰 제공 차트
WTI는 7주 고점인 배럴당 $57.97을 기록한 뒤, 0.8% 상승한 $57.72로 한 주를 마감했다. 7주 고점인 $63.74까지 올랐던 브렌트유는 주간 1.3% 상승한 $63.30로 장을 마감했다.
금요일의 상승세는 월요일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도 이어졌다. WTI와 브렌트유는 중국 국영 언론매체인 신화통신이 미중 양국이 지난 토요일 고위급 통화로 "건설적인 논의"를 나누었다고 보도한 뒤 상승했다.
윌버 로스(Wilbur Ross) 상무장관은 지난 주말,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1단계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발언하며 유가를 끌어올렸다. "마지막 디테일을 남겨둔 상태다,"라는 것이다.
또한 백악관 동료이자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제 관련 조언을 제공하는 래리 커들로(Larry Kudlow)와 함께 월스트리트의 주요 지수 3종목이 금요일, 사상 최고 종가까지 상승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 이상의 자극제는 없다'
뉴욕 에너지 헤지 펀드 어게인 캐피털(Again Capital)의 창립 파트너인 존 킬더프(John Kilduff)는 무역협상은 타결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기반해 주식에서 외환, 채권과 상품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모든 시장에서 매수가 일어났으며, "협상 불발"이나 "합의 실패", "협상 지연" 등의 헤드라인이 아니면 반등세를 꺾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금 이만한 자극제는 따로 없다. 사람들은 이 강세장을 비정상적으로 느끼고 신중을 기할지도 모르겠지만, 무리를 따라 움직이도록 프로그램된 알고리즘들은 그렇지 않다.”
“알고리즘들은 설계에 따라 상황을 읽고 매수한다. 물론 기술적인 지정가와 손절 주문이 내장되어 있기는 하지만, 추세가 분명히 반대쪽으로 움직일 때에나 발동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상황이 일어나거나 양측 관련자들이 그런 상황을 방치할 것이라는 신호가 없다.”
12월 15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로스와 커들로는 조만간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매주 폭스 채널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제시한 관세 부과 최종기한인 12월 15일 바로 전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시점에서는 관세가 재차 연기될 수도 있을 것이다.
추가적인 협상도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유가는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게 될 것이다.
금요일에 발표된 데이터에 의하면 11월 12일로 끝난 주, 자산 관리업체들이 보유한 원유 순매수 포지션과 옵션 포지션은 39,995건 증가한 총 169,386건을 기록했다고 한다.
TD 시큐리티즈(TD Securities)는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매수를 증가시킨 요인이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이미 상승 중인 원유 재고
또한 이렇게 덧붙였다:
“2020년 전반기에는 상당한 양의 잉여재고가 발생하고 가격은 하락해 매도 포지션으로 비중이 기울어질 것이다.”
이때의 2020년 전반기는 1월에서 6월 사이 언제든 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이미 공급 증가 신호가 확인된다. EIA의 최신 미국 주간 원유 재고 증가량은 예상치를 약 3분의 1 가까이 초과했다. 또한 주간 가솔린 재고는 100만 배럴 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약 20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개별적으로 발간되는 EIA의 단기 에너지 전망에 의하면 미국의 산유량은 이번 달 안으로 사상 최고치인 일일 1,300만 배럴을 기록할 것이며, 2019년과 2020년 증가폭은 당초 예상보다 클 것이라고 한다. 주간 보고서는 이미 일일 1,280만 배럴의 예측을 제시했다.IEA는 미국과 브라질, 노르웨이, 가이아나의 산유량을 근거로 들며 2019년 일일 180만 배럴을 기록한 비OPEC 산유국의 공급 성장이 2020년에는 230만 배럴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으며 시장의 분위기를 한층 더 악화시켰다.하지만 원유 트레이더들은 이 수치가 아닌, 미국의 셰일유 생산량이 감소할지도 모른다는 OPEC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OPEC의 도박
이는 모하메드 바르킨도(Mohammed Barkindo) OPEC 사무총장의 주장으로,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몇몇 원유 업체, 특히 셰일유 분지의 업체들과 대화를 나누어본 결과 그들 역시 현재의 산유량 둔화가 점차 속도를 더해가고 있다는 우려를 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바르킨도는 이 업체들이 "자신들이 마주한 다양한 장애물을 생각했을 때, 우리가 훨씬 낙관적으로 상황을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OPEC이 실제로 처리해야 하는 것은 사실상의 수장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약 1년 전 합의했던 일일 120만 배럴의 감산을 지키기 어렵게 하는, 나이지리아나 이라크, 또는 협력국인 러시아 등의 지속적인 초과 생산이다.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의 대규모 주식 판매를 앞둔 사우디아라비아는 추가적인 감산을 진행하는 대신, 기존 할당량을 준수하도록 해 유가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기를 바라고 있다.
OPEC 국가들은 12월 회담에서 추가적인 감산이 진행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같은 이야기가 계속 언급된다면 유가가 하락할 수도 있다. 미중 무역협상 없이는 더더욱 그렇다. 바로 이 때문에 OPEC은 셰일유를 깎아내리고, 시장은 이를 믿는 것이다.
높은 매도 기준, 금 전통적 대비책 자리 지킬 수도 있어
금의 경우, 로스와 커들로의 발언에도 크게 하락하지 않으며 미중 무역 낙관론에 대한 역투자 역할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 COMEX의 12월 인도 금 선물은 당일 0.3% 하락해 온스당 $1,468.50로 장을 마감했으나, 주간 기준으로는 0.4% 상승했다.
금 현물은 금요일 뉴욕 시장을 0.1% 하락한 $1,467.86에 마감했으나 주간 0.6%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금은 월초,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이 지난 10월 진행된 3번째의 금리인하 0.25%를 마지막으로 금년 안에는 추가적인 인하가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시사하면서 $1,500대에서 밀려났다.
TD 시큐리티즈는 금 펀드들이 매수 포지션을 일부 청산했을 수는 있지만, "알고리즘들이 추가적인 매도 압박을 가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벽이 높으며, 총 미결제 거래 잔고는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상승론자들의 손익분기 진입 가격대는 온스당 $1,440 수준으로, 미결제 거래 잔고 감소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가격이 그 밑으로 하락해야 할 것이다.”
--번역: 임예지/Investing.c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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