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4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인 사우디 아람코는 일요일 밤, 뉴욕과 런던의 설명회를 앞두고 회사채 투자설명서를 공개했다. 아람코는 최근 사우디의 석유화학기업 사빅(SABIC)을 690억 달러에 인수하고 계약금 지불을 위해 300억 달러의 채권을 팔기로 결정했다. 이 채권 투자설명서는 세계 최대의 석유기업에 대한 새로운 금융정보 등을 밝히고 있다.
아람코가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이 좋은 기업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지만, 이제는 2018년 아람코가 이자, 세금, 감가상각 그리고 할부 상환 등 비용을 차감하기 전 올린 수익이 2,240억 달러에 달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아람코의 2018년 순이익은 1,110억 달러였다. 이에 비해 애플(Apple, NASDAQ:AAPL)의 순이익은 600억 달러, 엑손모빌(ExxonMobil, NYSE:XOM)의 순이익은 210억 달러 가량이었다.
애널리스트들은 아람코의 현재 및 미래 원유와 가스 생산량에 대한 정보와 그 정보로 시장이 얻을 수 있을 통찰을 찾아내기 위해 400 페이지 이상의 투자설명서를 샅샅이 뒤지고 있다. 이 문서에서 아람코의 한 주, 한 달, 1년, 혹은 10년 뒤 생산량에 대해 알아낼 수 있는 것은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요일에는 아람코의 초대형 유전인 가와르(Ghawar)의 생산능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사라지고 있"으며 유가 상승에 영향을 주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이 기사는 가와르 유전의 생산능력이 저하되었다는 부정확한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그것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 가와르는 오래도록 세계 최대이자 가장 생산량이 많은 유전의 자리를 지켜왔으며, 위의 기사 역시 15년 전의 산유량이 일일 500만 배럴에 달했다는 점은 정확히 언급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유전이자 주요 원유 생산지인 가와르가 쇠퇴하고 있다는 소식은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피크 오일"에 대한 공포를 퍼트리기에 충분하다.
사실 아람코의 투자설명서에서 가와르 유전의 현재 혹은 미래 생산량에 대한 정보는 거의 얻을 수 없다. 확인할 수 있는 것은 "MSC"라는 형식의 정보뿐이다. MSC는 아람코가 3개월 안에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법적으로 정해진 생산 용량을 뜻한다.
사우디 탄화수소법(Saudi Hydrocarbons Law)은 사우디아라비아의 MSC를 일일 1,200만 배럴로 규정한다. 다시 말해 아람코는 언제든지 3개월 안에 산유량을 일일 1,200만 배럴까지 증가시킬 수 있어야 하며, 이를 1년 동안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아람코는 이 규정에 따라 각 유전별로 생산량을 나누고 있다. 따라서 아람코가 어떤 이유로 인해 산유량을 일일 1,200만 배럴까지 늘려야 한다면 가와르 유전의 할당량은 일일 380만 배럴이 된다.
현재 가와르 유전의 산유량은 그 수준일 수도, 그에 못 미칠 수도 있다. 가와르의 MSC 수치가 꼭 최대 생산량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설명서가 나타내는 것은 정부가 아람코에게 일일 1,20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을 요구한다면 가와르 유전이 그 총량의 약 1/3에 달하며 다른 유전에 비해 훨씬 많은 양인 일일 380만 배럴을 생산해야 한다는 사실뿐이다. 생산 능력과는 별개로, 아람코의 선택지가 늘어났기 때문에 가와르 유전에서 생산하는 원유가 예전에 비해 줄어들었다는 쪽이 타당하다.
아람코 유전의 감소율에 대해 의문을 가진 이들은 투자설명서에서 아람코 유전의 반 가량은 20%도 채 고갈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가와르는 여전히 아람코 매장량의 21.3%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원유 공급원이 예상보다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 걱정해야 할까?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람코가 이번에 공개한 정보에서는 그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알아낼 수 있는 사실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