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12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원유 상승론자들은 힘찬 발걸음으로 2019년을 시작했지만, 그 기세를 이어가는 것에 점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
크리스마스 직후 시작된 유가 반등은 12월부터 이어진 사우디아라비아의 끈질긴 감산으로 별다른 어려움 없이 기세를 이어갔다. 여기에 베네수엘라 원유에 대한 미국 제재까지 더해지면서, 올해 중순 즈음에는 발디딜 틈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시장이 활성화될 전망이 보였다.
하지만 11월 이래 처음으로 배럴당 $55의 선을 돌파하며 1월 중 사상 최고 수치인 19%의 수익을 기록한 WTI 원유는 갑작스러운 난관에 봉착했다.
정유공장 정전, 과잉생산 위협
대형 정유공장의 정전으로 인해 미국 원유의 저장 허브인 오클라호마 쿠싱(Cushing)에 WTI 재고가 쌓여가고 있다. 빠르게 해결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1, 2주 안에 시장에 비관적인 소식이 닥쳐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 내 시추업자들이 배럴당 $50를 호가하는 유가에 혹해 시추 후 미완성 유전을 완공시키기 시작하며 공급 과잉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더 넓은 시선으로 본다면, 유럽에서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전세계가 경기 침체 우려에 빠진 영향으로 브렌트 유가가 배럴당 $62 이상 유지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스 캐롤라이나 던햄에 위치한 ICAP의 에너지 선물 브로커인 스콧 셸톤(Scott Shelton)은 월요일, 원유가 일정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잡음이 많은 범위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셸톤은 시장이 마지막으로 $55를 넘겼던 반등을 이어가지 못한 것을 지적하며 WTI에 대한 기대가 낮다고 밝혔다.
부족한 펀더멘털의 지지
또한 이렇게 덧붙였다:
“생산자들이 반등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으며, 실제로 원유 판매량이 늘어날 펀더멘털한 기반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WTI는 지난주 5% 하락하며 금년 들어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필립스 66(Phillips 66, NYSE:PSX)의 2번째로 거대한 원유증류시설(crude distillation unit, CDU)이자 하루 330,000 배럴을 처리하는 우드리버 정유시설이 주말 화재로 인해 기동을 중단하며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WTI 저장 허브인 쿠싱에서 공급되는 원유를 정제하는 오클라호마주 폰카 시티(Ponca City)의 시설 역시 기동을 중단했다. 해당 시설은 하루 76,000 배럴의 처리가 가능하다.
EIA는 쿠싱의 원유 재고가 2월 1일을 포함한 주, 2018년 1월 초 이래 최고 수준인 4,260만 배럴까지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저장 허브의 공급 증가 예상으로 인해 WTI와 브렌트유의 가격 차이가 2개월 내 최대 수준인 배럴당 $9.52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금요일에 발표된 시추공 수 역시 WTI에 추가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미국 시추공 수는 지지난주 15개 감소한 뒤, 곧바로 7개 증가했다.
더할 수 없이 나쁜 상황
셸톤은 다음과 같이 상황을 요약한다:
"WTI에 있어서는 더할 수 없이 나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이대로라면 2분기 공급 과잉 우려는 오히려 심해지기만 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WTI 유가는 작년의 충격적인 대량 매도 사태 이후 기록한 크리스마스 이브 저점 $42.36보다 25%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주, 11월 고점이었던 $55.75를 달성한 뒤로는 $51에서 $54 사이를 벗어나지 못하고 발이 묶여 있다.
WTI는 Investing.com의 일간 기술적 전망에서 "매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가장 낮은 기술적 지지는 배럴당 $50에 조금 못 미치는 $49.95 선이다.
브렌트유는 여전히 "매수"를 유지하고 있으나, 지지선은 배럴당 $60에 못 미치는 $59.38다.
브렌트유의 전망은 유럽연합이 지난주 성장 전망을 하향한 뒤 악화되었다.
원유 거래는 좁은 레인지에서 변동성 심할 것
한편, 교착 상태에 접어든 베네수엘라의 정권 싸움과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해서 인내심을 잃어가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안으로 시진핑 주석을 만날 예정이 없다고 밝히며 양국 간의 무역 협상을 앞당길 회담을 가질 기회를 흘려보냈다. 스티븐 므누신(Steven Mnuchin)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Robert Lighthizer) 무역대표부 대표는 재차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 이번주 베이징을 방문한다.
3월 1일까지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협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2천억 달러 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되는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할 예정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 수입국으로, 중국의 경제 상황은 원유 시장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뉴욕 에너지 매니지먼트 인스티튜트(Energy Management Institute in New York)의 원유 트레이딩 이사 도미닉 처리첼라(Dominick Chirichella)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국제 경기와 미중 무역 협상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하기 어려운만큼 시장 역시 불확실한 상태에 놓여있다.
시장은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높고 고르지 못한 거래 패턴을 유지하게 될 것이다. 시장 상황을 파악하기에는 불확정요소가 지나치게 많아 중기 포지션에 진입하는 것이 막혀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