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월5일 (로이터) 박예나 기자 - 한국 외환보유액이 지난달 거의 3년 만에 가장 큰 규모로 증가하며 석 달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18년 1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1월 말 외환보유액은 3957.5억달러로 전월 말 대비 64.9억달러 급증했다. 이는 지난 2015년 4월 71.5억달러 늘어난 이후 최대 증가다.
작년 11월부터 두 달 간 20억달러 이상씩 늘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새로 쓰고 있는 외환보유액은 올해 첫 달 유독 증가폭이 크게 늘어 4000억달러 규모를 눈앞에 두게 됐다.
한국은행은 이같은 보유액 급증 원인에 대해 "외화자산 운용수익이 증가한 데다 미 달러화 약세에 따른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증가한 데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한은 자료에 따르면 1월 중 달러 대비 유로화가 3.9%, 파운드화가 5.3%, 엔화가 3.8%, 호주달러화가 3.7% 각각 절상됐다.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가 국제 금융시장에서 조명받은 가운데 이와 관련된 통화들의 강세폭이 두드러졌다.
2016년 한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외환보유액 중 기타통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 수준이다. 결국 미 달러화 약세는 달러 기준으로 집계되는 전체 외환보유액의 증가를 이끈다.
또한 연간 기준으로 2009년부터 외환보유액은 계속 증가 추세다. 이같은 외형 확대는 자연스레 수익 증가로 연결되기 마련이다.
다만 올해 1월 중 외환보유액이 급증한 데에는 달러/원 환율이 3년3개월 만의 최저치로 급락하자 외환당국이 개입한 것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초 달러/원 환율에 대한 하락 압력이 강화되며 환율이 1050원대로 속락하자 시장참가자들은 외환당국의 고강도 개입을 추정했고 그 규모는 15억달러 수준으로 추정했다. 당국의 개입 여부에 대해서 한 한은 관계자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편집 유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