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누그러지는 것일까. 지난달 22일 미국의 장단기 국채 간 금리차가 역전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공격적으로 한국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지수는 3일 2200선을 회복했다. 매수세도 반도체 철강 화학 등 경기민감주에 집중됐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26.09포인트(1.20%) 오른 2203.77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 22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2월 27일(2234.79)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1.86%)와 SK하이닉스(4.58%)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외국인 투자자가 2755억원, 기관투자가가 194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피지수는 미국의 장단기 국채 간 금리 역전 여파로 지난달 25일 1.92% 급락했지만 이후 외국인의 꾸준한 매수세에 힘입어 2.72% 반등했다. 3월 26일 이후 7거래일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54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보다 낮아지는 금리 역전 현상은 불황을 예고하는 선행 지표로 여겨진다.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시장에는 부정적인 신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당장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자 외국인이 다시 한국 주식 매수에 나섰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완화되고 양국의 제조업지수가 반등하면서 경기 침체 걱정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경기민감주에 ‘베팅’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26일 이후 SK하이닉스를 2278억원, 삼성전자를 206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KB금융(728억원), 포스코(630억원), 삼성SDI(499억원), LG전자(481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작년 이후 주가가 많이 떨어진 롯데케미칼(197억원), LG화학(188억원) 등 화학주도 바구니에 담았다. 반면 대표적 경기방어주인 SK텔레콤(496억원), 한국전력(347억원) 등은 순매도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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