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정부 주도의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은 과도한 시장 개입이며, 결과적으로 소비자 피해를 초래할 것이다."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카드수수료 인하 논쟁, 어떻게 볼 것인가' 좌담회에는 연강흠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사회로 진행됐으며 강경훈 동국대 교수,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이경전 경희대 교수, 곽은경 컨슈머워치 사무총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사진=박미리 기자] |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현 정부 정책은 자체 경쟁력 강화가 아닌 타부문 지원 강화에 쏠려있다"면서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도 그런 인식의 연장선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금융회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통상10%가 돼야 하는데, 현재 카드사는 5%도 되지 않는다"며 "우유값을 너무 낮추면 젖소를 도살키시고, 결과적으로 우유값이 폭등하는 것처럼, 카드수수료를 깎으면 좋은 서비스가 제공될 수 없다. 카드수수료 인하는 소비자를 위하는 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곽은경 컨슈머워치 사무총장도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곽 사무총장은 "수수료는 카드사가 고객과 가맹점을 이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받는 수입으로, 누군가는 반드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라며 "카드수수료 인하가 카드연회비 인상과 부가서비스 축소뿐만 아니라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했다. 특히 시장에서 가격은 거래 당사자 간 자발적 거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인만큼, 정부의 개입은 시장을 왜곡한다는 지적이다.
카드수수료 정책의 문제 해법을 의무수납제 폐지에서 찾기도 했다. 강경훈 동국대 교수는 "정부가 카드수수료라는 가격에 직접 개입해온 근거가 의무수납제"라며 "다른 나라에서는 찾기 어려운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의무수납제는 가맹점이 고객의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하지 못하게 하고, 현금을 제시했을 때보다 불리한 대우를 하지 못하도록 한 제도다. 강 교수는 "정부가 카드수수료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카드수수료율 개편은 의무수납제가 키"라고 강조했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정부 주도의 간편결제(제로페이) 활성화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왔다. 이경전 경희대 교수는 "결제서비스 전문 사업자들이 시작한 사업에 정부가 끼어들어 정부방식을 강요하고 있다"며 "제로페이 방식은 사업참여자가 지속적으로 참여, 협력하는 인센티브 구조가 없어 사업의 지속가능성이 취약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QR, NFC 등 표준안만 만들고 떠나야 한다"며 "이후 표준안을 모든 사업자에 개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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