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여세린 기자]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한 달 새 13조 원 급증했다.
정기예금 금리가 빠르게 떨어지자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정기예금 잔액은 전월 대비 13조3228억 원 늘어난 849조2957억 원에 달했다.
정기 적금 역시 같은 기간 6244억 원 증가한 46조4876억 원을 기록했다.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전날 기준 3.53~3.55%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3.50%)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말의 평균 금리 3.7~3.9%와 비교해 최고 0.35%포인트 떨어졌다.
예금금리는 하락하고 있는데 오히려 예금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은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투자상품도 가상자산도 증시도 어려운 상황에서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났다"며 "여유자금을 놔두기보다는 3%의 금리라도 선택하는 경향"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전월 대비 26조 원 감소해 590조712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 요구불예금은 전월 대비 3.01% 늘어났는데, 한 달 만에 다시 약 4.2% 감소한 것이다.
보통예금, 수시입출금식예금(일명 파킹통장) 등을 일컫는 요구불예금은 일반 예금과 비교해 금리 수준은 낮지만, 언제나 입·출금이 가능한 자금을 말한다.
요구불예금이 다시 감소세로 전환한 것은 기저효과와 더불어 불확실한 미래 전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 등 다른 투자처로의 자금 이동이 영향을 줬다”며 “기업들이 연말 회계 등을 목적으로 늘렸던 예금을 다시 연초에 꺼내 쓰는 계절적 요인도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