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신용평가사들이 현대중공업(A-/안정적)의 대우조선해양(BB/안정적) 인수와 관련해 현대중공업은 재무부담 확대가 불가피하고, 대우조선 신용등급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한국신용평가는 1일 현대중공업그룹이 중·단기적 재무 변동성이 커져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유건 한신평 기업평가본부장은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중·장기적으로 조선 사업에서의 시너지, 국내 조선사 간 수주 경쟁 완화와 같은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중·단기적으로는 현대중공업그룹의 통합 신용도 관점에서 부정적 요인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신평은 현대중공업의 그룹 내 조선업 비중이 커질 것으로 봤다. 지난해 말 그룹 내 조선업 매출 비중 약 32%, 자산비중 55%에서 각각 약 45%, 64%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룹의 사업구조가 조선업 업황에 더 민감한 구조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유건 본부장은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저선가 수주분의 건조로 인해 수익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며 "또한 조선 사업에서 적정선가의 수주 확대가 지속되지 않을 경우, 그룹 조선 사업 비중 확대는 현대중공업그룹 전반적인 수익성에 부담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현대중공업그룹의 재무부담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대우조선의 현대중공업그룹 편입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지주의 증자참여(약 3500억원), 산업은행에 발행할 상환전환우선주(1조2500억원), 대우조선해양 보유 신종자본증권(2조3000억원) 등 실질적인 재무부담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신평은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 건은 그룹의 통합 신용도를 약화시킬 수 있는 사항으로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의 신용도에 부정적인 요인이라 결론적으로 현대중공업지주 신용도에 대한 긍정적 관점의 약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현대중공업의 재무적 부담이 다소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중기 나이스신평 기업평가본부 기업평가1실장은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열위한 대우조선의 계열편입으로 인해 계열내 조선업의 사업 및 재무적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고 계열의 통합적인 신용도 개선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한신평은 그룹 계열사 신용도의 연쇄 충격 가능성도 우려했다. 한신평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후 지난해 말 신용등급 전망을 상향한 현대오일뱅크(AA-/긍정적) 신용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다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신평은 "현대오일뱅크 지분 매각으로 인한 유입자금 규모가 큰 점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현대중공업지주의 재무안정성 개선 여지는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현대오일뱅크 소수 지분매각 건은 아직 본계약 체결 이전으로 세부거래 조건 합의, 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배당금 지급규모,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한 각국의 기업결합심사 진행 과정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반면 신평사들은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도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됐다.
한신평은 "이번 거래 성사시 대우조선의 신용등급에는 긍정적일 전망"이라며 "이는 1조5000억원의 계획된 증자 이후 재무부담 경감과 더불어 현대중공업그룹 편입 이후 계열의 유사시 지원가능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나신평도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고 주력 사업에서 경쟁지위가 우수한 현대중공업그룹으로의 편입은 대우조선해양의 신인도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나신평은 대우조선의 출자전환, 만기연장, 이자율조정이 포함된 채무조정안에 따라 손상된 회사채 신용등급만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인수건이 대우조선이 등급을 보유한 회사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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