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7월31일 (로이터) - 7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의사록에서 금통위원들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우려와 함께 외국인 투자 동향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최근 외인들의 국내 채권에 대한 투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향후 중국 경제 불안이 가장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1일 공개된 '제13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A금통위원은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에도 국내 금융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해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한국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B금통위원도 "최근 들어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특히 신흥국의 경우 상당 규모의 자금유출이 발생하는 등 금융 불안이 증대되고 있다"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의 주된 관심이 미국의 금리 인상에서 미국과 여타 주요국 간의 무역분쟁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기간 내 우리 실물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무역갈등이 장기화되거나 예기치 못한 수준으로 확대될 경우 국내 금융ㆍ외환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외로 증폭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한편 이에 대해 한은은 "시장참가자들은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는 과정에서 투자심리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미·중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경제가 악화되고 미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면 미 연준의 정책 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종합적 영향을 판단하는 데에는 불확실성이 높다"고 답변했다.
한편 금통위원들은 최근 외국인 자본 유출입 동향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A금통위원은 중앙은행 등 공공펀드의 중장기 자금이 국내 채권에 투자하고 있으나 미국이 금리 인상을 지속하는 등 불안 요인이 지속될 경우에도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인지 질문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중국 경제 불안이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이라며 중국 관련 리스크가 현재화된다면 국내도 영향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외인 주식 순매도에 대한 C금통위원 질문에 한은은 "국내 요인보다는 미·중 무역분쟁 확대 우려,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가속화 등에 따른 글로벌 위험회피심리 강화에 주로 기인한 것"이라면서 지역 요인도 상당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했다.
또한 달러/원 환율 상승에도 명목실효환율의 월별 변동폭이 크지 않다는 점에 대해 한은은 "원화가 달러 대비 여타 국가들의 통화들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기 떄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C금통위원은 "거시변수에 미치는 영향은 달러/원 환율보다 명목실효환율이 더 클 수 있는 점, 명목실효환율 기준으로는 오히려 전년동기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최근 달러/원 환율 상승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D금통위원은 "원화 환율은 채권자금 흐름을 감안하면 강세를 보여야 하겠지만 다른 거시 여건을 살펴보면 강세를 보일 이유가 없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이에 대해 "달러가 강세를 보인 만큼 원화가 약세를 보인 점을 감안하여 글로벌 요인에 따라 반응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경제의 펀더멘털 등 국내 요인은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했다.
(박예나 기자; 편집 유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