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7월24일 (로이터/브레이킹뷰스) -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블랙스톤(Blackstone) BX.N 은 아시아 지역에서 사모주식 투자자라기보단 저가에 자산을 매입해 가치를 높여 매각하는 매각자로서 더 잘 알려져 있다. 블랙스톤의 이러한 이미지가 곧 바뀔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아시아 지역에 집중하는 최대 30억달러 규모의 PEF를 출범할 예정이며, 자금모금 규모는 이보다 더 많을 수도 있다. 절묘한 타이밍이지만 아시아 펀드 조성이 식은 죽 먹듯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PEF 시장 조사업체인 프레퀸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 전문 PEF의 규모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총 325억달러에 달한다. 지난 한 해 동안 모금된 425억달러의 약 80% 정도를 이미 모집한 것이다. 지난해 북미와 유럽 지역과는 달리 아시아에서는 자금 모금이 3년래 가장 어려웠던 점을 감안하면 상황이 크게 호전됐다. 아마도 중국의 경기 둔화와 이에 따라 외환 및 주식 시장이 입은 영향 때문일 것이다.
일각에서는 아시아에서 막대한 투자 자금이 특정 운용사가 조성하는 일부 PEF에만 몰리는 현상을 우려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KKR.N 는 별 탈 없이 자금을 운용했고 지난 6월에는 93억달러를 추가 모집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TPG도 아시아 펀드에 40억달러 이상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주식시장이 랠리를 펼치면서 미국은 PEF 운용사들이 투자하기에는 너무 고가의 시장이 됐고, 이와 비교해 아시아 지역의 매력도가 높아졌다.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은 테마섹(Temasek, 싱가포르 국부펀드)과 같은 대형 기관투자자들로 하여금 비공개시장(private market)에 대한 투자를 늘리게 한다. 이들보다 재원이 적은 공적연금기금도 그 뒤를 따르기 마련이다. 이러한 현상은 PEF 운용사들에게도 이득이다. 성장형 투자로 유명한 아시아 시장에서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또한 증가 추세다.
블랙스톤의 글로벌 PEF는 미국과 유럽 지역에 중점적으로 투자해왔다. 그동안 아시아에 투자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블랙스톤의 글로벌 PEF는 아시아 펀드의 약 40%를 쏟아부을 예정이다. 이는 유동성에 기반한 장기 랠리를 펼친 뒤 피로감이 누적된 아시아 시장에서 조금이라도 변동성이나 조정이 나타나면 글로벌 PEF의 수익이 왜곡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주요 PEF 운용사인 KKR, 칼라일(Carlyle) CG.O , TPG가 이미 오래전에 아시아 지역 전문 PEF를 조성한 반면 블랙스톤은 다소 늦게 이러한 흐름에 동참했다. 하지만 블랙스톤은 브랜드 가치 덕에 큰 수고 없이도 자금모금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발 늦게 출발한 블랙스톤이 경쟁사들을 제치는 성과를 거둘 지는 두고 볼 일이다. (알렉 맥팔레인 칼럼니스트)
** 본 칼럼은 알렉 맥팔레인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