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평가 16위의 중견 건설업체 태영건설이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 최종 결정 기로에 선 가운데 금융권에선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앞서 태영건설은 채권단에 실효성 없는 자구안을 제출했다는 비판을 받으며 워크아웃 협상 무산 가능성까지 제기된 바 있다. 윤세영 창업회장과 윤석민 회장이 그룹 지주회사 주식까지 모두 내놓겠다는 추가 자구책을 내놓고 나서야 겨우 채권단의 마음을 돌린 상황에서 최종 결정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11일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채권단 협의회가 이날 진행된다. 전일 오전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을 비롯해 국민·기업·농협은행 등 채권단이 모여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회의를 열었다. 채권단 협의회를 이틀 앞둔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었던 태영건설이 기존 자구 계획안 외에도 필요할 경우 티와이홀딩스와 SBS 지분도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뜻을 피력하면서다.앞서 태영건설은 이달 3일 채권자 설명회를 열고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지원과 함께 계열사인 에코비트·블루원 매각 등을 자구책으로 제시했다. SBS의 지분 담보나 총수 일가 사재 출연 언급이 전무했던 탓에 산업은행은 "태영이 당초 약속한 자구계획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점은 주채권은행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러운 상황"이라며 "현재 언급된 자구안만으론 워크아웃 진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여기에 8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태영건설은) 부채비율도 높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에 보증을 선 게 굉장히 많다"며 "PF 사업에 너무 의존한, 부채 의존적인 경영을 했다"고 지적하며 태영건설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채권단의 마음을 돌리지 못해 워크아웃에 실패하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하게 된다. 워크아웃을 시도했다 개시하지 못하고 회생절차를 밟는 경우 처음부터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보다 부실이 심화된 상태이기에 더욱 불리할 수 있다.결국 태영건설은 추가 자구안에 윤석민 회장 등 대주주가 보유한 티와이홀딩스 지분(33.7%)을 담보로 제공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포함했다. 사실상 회사를 살리기 위해 오너 경영권을 포기한 셈이다. 필요시 그룹 지주회사인 TY(티와이)홀딩스와 SBS 주식도 담보로 ㅈ공할 수 있다고 했다. SBS미디어넷 등 새로운 계열사 매각이나 담보제공을 통한 추가 자금 투입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채권단과 금융당국이 추가 자구안으로 꾸준히 오너가의 지주사 담보 제공을 요구해온 만큼 워크아웃 협상에 물꼬가 트였다는 평가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채권단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자구안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채권단의 75%가 동의하면 워크아웃이 시행된다. 현재 태영건설의 채권자는 약 609곳으로 의결권은 산업은행에 신고한 채권액을 기준으로 주어진다. 산업은행을 포함한 은행권 의결권은 약 33%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이 전원 동의해도 타 채권자들이 41% 이상의 의결권을 가진 상황이라 태영건설은 막바지 설득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워크아웃이 개시되면 태영건설은 최대 4개월 간의 채무 상환 유예를 통해 당장의 유동성 위기에서 한숨 돌릴 수 있게 된다.채권 선순위에 해당하는 일부 중소형 금융사(제2금융권) 중 부동산 담보가 우량하지만 비교적 자금 마련이 시급한 회사의 경우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채권단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기업구조조정 촉진법'('기촉법')에 따르면 워크아웃에 반대하는 채권자는 워크아웃 의결일로부터 7일 이내에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워크아웃에 찬성하는 채권금융사가 6개월 이내에 청산가치보다 조금 더 높은 금액으로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채권금융사에게 채권액을 상환해야 한다. 찬성한 채권자와 반대 채권자 사이 합의가 있으면 해당 기업 또는 제3자에 채권을 매수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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