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저축은행.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한국일반] 인수합병(M&A) 시장에 저축은행 매물이 쌓여가면서 고금리 예금을 예치한 고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저축은행 매각 및 합병은 단순히 주인만 바뀌는 것일 뿐,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3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현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곳은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과 애큐온저축은행, 한화저축은행 등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 우리금융그룹이 인수 검토를 공식화한 상황이다.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금융위원회로부터 매각 명령이 내려져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에 우리금융이 수도권에 기반을 둔 상상인저축은행만 떼어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6위권 애큐온저축은행도 2019년부터 홍콩계 사모펀드 베어링PEA가 경영권을 갖고 있는데 내년부터 매각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화그룹 계열사 한화저축은행도 현재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축은행 업계에선 이같은 인수합병을 통한 '물갈이' 움직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금리, 연체율 상승, 부동산PF 리스크 등으로 수익성과 건전성이 동시 악화하며 지방에 위치한 중소형 저축은행들은 생존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오너 경영을 하는 지방 중소형 저축은행들은 2세 경영으로 넘어가야 하는 시점에 다다랐는데 막대한 상속·증여세 부담으로 매각을 고민해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지방에 한해 제한적으로나마 인수·합병 규제를 완화하기도 했다.
업계 기대와 달리 현재 시장에서 저축은행의 매력도는 크지 않다. 수익성 악화에 건전성까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저축은행을 인수하겠냐는 것이다. 저축은행은 지난해 금리급등기 수신 경쟁 여파로 상반기 10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냈다. 특히 상황이 어려운 지방 중소형사의 부침이 컸다. 하지만 업계에선 인수합병을 통한 시장의 자율적인 구조조정으로 업황 악화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금이야 업황도 좋지 않고 수익성 악화에 매물이 나온다해도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향후 경기가 풀리면 예전처럼 저축은행이 다시 매력적인 매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저축은행 매각 소식이 하나둘씩 쏟아지며 커지는 고객들의 불안감이다. 과거 저축은행 사태라는 전례가 있었던 만큼 경각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주요 재테크 카페 등에는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 매각 가능성 소식이 퍼지며 "적금을 깨야 하는 것 아닌가" "약속된 이자를 받을 수 있나" 등의 질문이 달렸다.
금융권에선 매각과 인수합병으로 예금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이다. 파산과 달리 매각되면 매수한 저축은행으로 자산이 양도되기 때문이다. 행여나 과거 저축은행 사태처럼 파산하더라도 5000만원 이하의 원금과 이자는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보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