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도쿄 주식전광판. [사진자료=-뉴스1]
[시티타임스=한국일반] 엔저 현상과 일본 증시 활황으로 일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일학개미)가 크게 늘고 있다. '차이나리스크'를 피해 중국 주식에서 탈출한 투자자들이 발 빠르게 일본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1005억9788만달러로 올해 1월 초 767억6749만달러에서 31.04% 늘었다. 상반기 998억3481만달러에서 하반기 들어 1000억달러를 돌파한 외화증권 보관액은 꾸준히 증가세다.
그중 일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초 26억5319만달러에 불과했던 일본 주식 보관금액은 지난달 말 34억7622만달러로 31.0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화권(중국·홍콩) 보관액이 38억4869만달러에서 31억2856만달러로 18.71%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중화권 주식 보관액은 최근 중국의 부동산 부실, 경제지표 부진으로 인한 '차이나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내림세로 돌아섰다. 반면 일본 증시는 올해 초부터 저금리와 엔화 약세를 기반으로 상승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을 이끌었다. 일본의 니케이225 지수는 지난 6월 33년 만에 3만30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일본 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품은 '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 (TYO:2621)'로, 5709만9108달러 사들였다. 일본 시장에서 미국 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ETF로, 엔화 저평가로 인한 환차익을 노림과 동시에, 금리 하락에서 오는 채권 가격 상승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몰렸다.
일본 주식 투자가 늘면서 증권사들도 진입장벽을 낮추며 소비자 모시기에 분주하다.
신한투자증권은 연말까지 '일본 주식 온라인 매수 수수료 제로(ZERO)' 이벤트를 하기로 했다. 엔화 환전 수수료 95% 우대 혜택도 있다. 유안타증권도 일본 주식 거래 서비스를 오픈하고 연말까지 일본 주식 거래 투자자를 대상으로 거래 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ETF 등 투자상품 개발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이 일본 주식을 직접 투자하려면 최소 100주를 순매수해야 하는데, ETF를 통하면 비교적 소액으로 투자에 나설 수 있어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화자산운용은 국내 최초로 일본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를 상장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본 금융 완화 정책이 투자자들에게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고, 리오프닝으로 외국인 관광객도 늘며 경제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며 "증권사들이 미국 서학개미를 모시기 위한 이벤트에 돌입했던 것처럼, 일본 주식 투자자들을 위한 점유율 경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