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금융시장 불안이 고조된 가운데 민감주와 가치주의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23일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21일까지 미국 뉴욕증시에서 에너지, 소재, 산업재, 금융, 부동산 등 경기 민감 업종은 10% 가까이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국내 증시에서도 'TIGER200에너지화학(KS:139250)'(-3.05%), 'TIGER200철강소재 (KS:139240)'(-2.90%) 등 경기에 민감한 종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줄줄이 하락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여진은 남아 있겠으나 궁극적으로 현재의 은행 시스템 우려가 민스키 모멘트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민스키 모멘트란 과도한 부채 확대에 의지하던 경기 호황이 끝난 뒤 채무자의 부채 상환 능력이 악화돼 건전한 자산까지 내다팔다가 금융 시스템이 붕괴하는 시점을 일컫는다.
김 연구원은 "대공황과 금융위기는 민스키 모멘트가 나타났던 대표적 사례"라며 "대공황은 실제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졌고 금융위기 이후에도 인플레가 되살아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은행 파산 우려가 완화되면 인플레이션 전망이 재조정되면서 경기민감주들도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 파산 우려가 완화되면 인플레이션 전망이 재조정되면서 경기민감주들도 반등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실버게이트 청산으로부터 촉발된 은행 시스템에 대한 우려는 SVB, 미국 지역은행을 거쳐 유럽과 크레딧스위스(CS)로까지 옮겨가고 있다"며 "하지만 위기 확산을 차단하려는 각국 정부와 금융당국의 의지가 단호하고 위기가 확산할수록 정책 당국의 개입 강도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우려가 심해진다면 안전자산 선호(Flight-to-quality)가 작동하고 우려가 완화된다면 인플레이션 포트폴리오가 바닥권에서 급격하게 회복하는 것을 반복하는 구도일 것"이라며 "과거 경험적으로 크레딧 리스크는 한번 부각되면 잠잠해지는데 두 달 정도의 시간이 걸렸는데 전반적으로 금융 시스템 지표들은 견고하며 실물 내 부채부담도 크지 않다. 두 달 정도 시간이 흘러 취약점 판단이 끝난다면 민감주와 가치주 비중확대를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마침 중국 경기 회복도 궤도에 올라올 시점"이라며 "에너지, 소재, 산업재, 금융, 부동산 등에 주목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