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팹 12A. 출처= TSMC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 기업인 대만 TSMC (NYSE:TSM)가 일본에 첨단 반도체 생산 공장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최근 고조되고 있는 대만-중국간 갈등으로 대만의 반도체 생산시설에 대한 중국의 무력 사용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것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 시간) 보도에서 “TSMC가 대만의 지정학적 리스크 분산을 위해 대표적 우방국인 일본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 건립하는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TSMC는 현재 일본의 전자기업 소니와의 협업으로 일본 구마모토현에 자사의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TSMC 구마모토 공장에서는 12나노미터 공정을 통해 월 4만5000장의 12인치 웨이퍼가 생산되며 소니는 자사의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 카메라 이미지 센서 제작에 이 반도체를 활용할 계획이다. TSMC의 계획대로라면 2023년 12월부터 본 공장에서의 반도체 생산이 시작된다.
반도체 공정의 구분상 12나노미터 단위의 공정은 첨단 공정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 WSJ는 업계의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만약 일본에 추가로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면, 그 공장은 5나노 혹은 3나노 등 첨단 공정의 공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일본 정부가 TSMC의 공장을 추가하는 것에 대해 호의적으로 받아들일 지는 의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TSMC의 일본 반도체 공장 건립은 경쟁 국가인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견제하기 위한 대만과 일본 간 거래의 성격도 강하다. 그렇기에 일본은 TSMC 공장 건립에 대해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관계를 고려하면 TSMC의 공장 추가건립에도 일본정부는 보조금을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최근 일본에서는 TSMC에 대한 보조금 지원이 자국의 이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혈세낭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TSMC에 대한 일본의 지원에는 장기적으로 자국 내 반도체 산업 인프라 강화와 더불어 TSMC의 기술력 유입을 통한 첨단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는 전략적 포석이 깔려있다. 그러나 실제로 TSMC가 건립한 12나노 공장은 첨단 반도체 공정의 공장이 아니다.
무엇보다 TSMC가 자사의 핵심 역량인 반도체 기술력을 일본과 공유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