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30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08.12포인트(0.96%) 하락한 3만1790.87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지수는 44.45포인트(1.10%) 내린 3986.16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4000선이 붕괴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34.53포인트(1.12%) 하락한 1만1883.14에 장을 마쳤다.
뉴욕증시는 '파월 쇼크' 여파로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날 장 초반 최근 하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로 반등했으나 주요국 중앙은행 인사들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이 잇따르며 장중 하락 전환했다.
토머스 바킨 미국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한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을 2% 목표치로 되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그 과정에서 경기 침체는 분명한 위험"이라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긴축은 아주 짧은 기간 동안 하고 나서 방향을 바꿀 게 아니다"며 "실질금리가 플러스(+)가 돼야 인플레이션이 내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수요가 공급을 훨씬 초과하는 상황에서 실질금리를 제로(0) 이상으로 할 필요가 있다"며 "수요를 둔화시키기 위해 제한적인 정책을 가질 필요가 있는데 우리는 아직 그것과는 멀리 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발언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3.497%까지 치솟으면서 3.5%대를 눈앞에 뒀다.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 기록이다. 투자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위원인 마디스 뮬러 에스토니아 중앙은행 총재는 "이례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ECB는 다음 달 통화정책회의 때 75bp(1bp=0.01%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CB는 일본은행(BOJ)과 함께 줄곧 완화 정책을 고수했던 곳으로 75bp 인상에 대한 언급은 이례적인 일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는 최근 하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으나 경제지표 호전에 국채 금리가 상승하자 기술주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 전환했다"며 "연준 위원들이 여전히 금리인상 기조 유지 등 공격적인 통화정책 관련 발언을 한 점도 부담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승하던 유럽 증시가 매파적인 ECB 위원들의 발언과 경기 침체 우려로 하락 전환한 점, 대만-중국 갈등 확산 등이 투자심리 위축을 자극하며 하락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