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체크] 신한카드, 채용비리 혐의자 승진…”무력감·박탈감 안긴 사회적 문제”

위성호 전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진=인포스탁데일리

[인포스탁데일리=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 검찰이 신한카드의 위성호 전 대표이사를 비롯한 전직 인사팀장 등의 임직원을 기소하고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지난 2016년부터 신한금융그룹 임원으로부터 청탁을 받고, 인사채용에 특혜(점수 조작 등)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한카드가 인사 비리 혐의자를 총 인사책임자로 승진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채용비리란, 기업이 신입사원을 고용하는 과정에서 차별, 불공정한 특혜, 청탁 등으로 특정인을 부정하게 채용하는 것이다. 채용비리의 원인과 목적은 다양하나, 신한카드 사례를 계기로 청탁 채용비리를 더 집중 분석해보고자 한다.

사진=신한금융그룹

◇ 경영진, 기관, 정치인 등 유력자 통로로 채용비리 이뤄져

청탁으로 인한 채용비리는 다음의 특성들을 가지고 있다[1,2]. 우선, 채용 청탁은 주로 기업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 임직원, 중요 거래처 및 기관, 정치인과 같은 유력자를 통해 이뤄진다. 그 다음, 청탁으로 합격이 내정된 지원자는 서류전형부터 면접까지의 채용절차 전 단계에서 특혜를 부여 받게 된다.

특혜와 조작의 주체는 주로 인사부서가 된다. 합격여부 권한을 가진 인사담당자가 심사위원 혹은 평가자에게 요청을 하거나 혹은 심사위원과 별도로 특혜를 제공하게 된다. 국내 사례에 의하면, 서류전형에서 지원 자격이 없어도 자격이 있는 것처럼 통과될 수 있고, 이후의 단계별 전형에서 점수가 미달되더라도 다음 단계 전형에 응시할 수 있도록 점수가 조작될 수 있다.

최종단계에서 심사 내용과 별도로 정성 평가로 합격되거나 최종 평가 점수가 허위로 작성되어 합격, 평가기준 및 합격 인원이 갑자기 변경되어서 합격되기도 한다. 자격 미달임에도 청탁으로 불공정하게 합격한 지원자가 발생하면, 다른 합격 가능한 지원자는 평가가 하향 조작되거나 불합격하게 된다.

기업이 채용비리를 저지르는 이유는 경영상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1,3]. 청탁자는 기업에 권력이나 이해관계를 통한 강요나 압력, 인맥을 통한 정실, 기업 이익을 좌우하는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기업 입장에서 청탁자의 개인적 요구를 들어주면, 상대적으로 더 큰 이익과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부정행위가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손해를 발생시키고 국내⋅외적으로 큰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3,4]. 대표적인 사례가 JP Morgan Chase이다[5,6].

사진=JP모건

◇ 인사위원회 및 면접 외부위원 참여..채용 투명성 개선해야

지난 2016년 11월 JP Morgan Chase에서 "Sons and Daughters"라는 내부 프로그램이 밝혀졌다. "Sons and Daughters"는 주요 거래를 성사시키고 금융업계 내 경쟁력을 높일 목적으로 (일반적으로 황태자라고 불리는) 중국 국영 기업의 관리 자녀들을 고용하는 채용비리 프로그램이었다. 이 사실이 밝혀지면서 JP Morgan Chase는 해외부패방지법(FCPA) 위반으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게 됐고, 비윤리적 금융기업이라는 평판을 얻게 됐다.

부정적 평판 때문에 20억 달러 규모의 IPO(Initial Public Offering) 거래에서 탈락됐다. 관련해 주요 거래의 손실이 계속 증가했고, 채용비리를 주도한 CEO는 사임·체포됐다. 이후에도 JP Morgan Chase는 채용비리의 대표적 사례로서 비윤리적 이미지가 상당한 손실과 기업 가치를 하락시킨 것으로 평가, 연구됐다[5].

JP Morgan Chase 사례뿐 아닌, 다수 연구들이 채용비리 등의 불공정한 고용의 부정적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3,7]. 고용에서의 불공정한 채용 및 부적절한 후보자 선정을 한 기업은 비윤리적 기업으로 평가한다[8]. 이는 기업 조직의 고용 관행 및 인사관리가 열악한 것, 그리고 기업 대표 및 인사담당자의 도덕적 이탈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3,9].

게다가 부정적 평판은 뛰어난 인재의 영입 및 채용을 방해하고 조직 다양성을 훼손하며 노동력의 불균형을 초래한다[8]. 취업난이 심각한 한국 사회의 경우, 공정성의 가치를 침해하고 구직자들에게 무력감과 박탈감을 안겨주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발전될 수 있다[1].

이러한 사례와 연구들을 볼 때, 신한금융그룹의 채용비리에 대한 대응이 적절한지 의문이 든다. 특히, 인사 비리 혐의자가 인사 총책임자로 승진한 점은 상당히 의아하다. 고용 영역에서 기업의 경영상 판단을 더 존중하는 미국과 같은 해외에서도 인사담당자(고용관리자)의 윤리성을 상당히 엄격히 보고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을 하고자 노력하기 때문이다[3,8].

신한금융그룹이 이번 채용비리 논란에 책임을 느끼고 평판을 회복하고자 한다면, 고용 윤리를 확립하고 채용 절차에 적용하는 구체적 행동과 경영 선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3,4]. 또한, 인사책임자 및 담당자의 윤리의식을 점검하고 이들을 위한 채용 윤리 절차지침을 제작, 숙지, 적용토록 해야 할 것이다[7]. 구체적인 예로서, 인사위원회 및 면접전형에서의 외부위원을 참여시켜 채용의 투명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10].

출처

[1] 이상원(2021). 채용비리는 업무방해인가. 형사법의 신동향, 70. 241-287.

[2] 박재평(2019). 채용비리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실무상 주요 쟁점을 중심으로-. 법학논총, 36(2), 119-137.

[3] Villegas, S., Lloyd, R. A., Tritt, A., & Vengrouskie, E. F. (2019). Human resources as ethical gatekeepers: Hiring ethics and employee selection. Journal of Leadership, Accountability and Ethics, 16(2), 80-88.

[4] Lantos, G. P. (1999). Motivating moral corporate behavior. Journal of Consumer Marketing.

[5] Pufpaff, M., & McCann, D. P. (2021). JPMorgan Employment Bribery: A Case of Family Matters and Employment Ethics. In Doing Good Business In China: Case Studies In International Business Ethics (pp. 297-303).

[6] MORGAN, J. (2015). JP MORGAN: PRINCE UN-CHARMING. CORPORATE GOVERNANCE CASE STUDIES, 120.

[7] Brand, H. (2015). Unfair discrimination in recruitment practices (Doctoral dissertation, Nelson Mandela Metropolitan University).

[8] Alder, G. S., & Gilbert, J. (2006). Achieving ethics and fairness in hiring: Going beyond the law. Journal of Business Ethics, 68(4), 449-464.

[9] Ashkanasy, N. M., Windsor, C. A., & Treviño, L. K. (2006). Bad apples in bad barrels revisited: Cognitive moral development, just world beliefs, rewards, and ethical decision-making. Business Ethics Quarterly, 16(4), 449-473.

[10] 손성민. (2020). 공공기관의 채용비리 연루 억제 요인에 관한 연구: 내부통제와 투명성 강화를 중심으로. 한국거버넌스학회보, 27(1), 175-195.

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 jmlee0521@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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