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해운운임이 올해도 고공행진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발간한 '2021년 KOBC 연간 해운시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해운운임은 북미항로를 중심으로 하는 유동량 급증과 항만적체 현상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실제로 북미항로 물동량은 지난해 기준 2,400만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기록해 전년 대비 약 19% 늘었다. 일각에서는 LG전자의 생활가전이 북미에 제대로 선적되지 못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문제는 북미를 중심으로 하는 물동량 증대로 일종의 적체 현상이 벌어진 장면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일부 해소되며 물류 유동량 자체가 크게 늘어난 상태에서 지난해 3월 수에즈 운하 사고, 5월 중국항 폐쇄, 7월 베트남 락다운 등 사건사고도 겹쳤다.
지난해 글로벌 컨테이너 교역량은 전년보다 6.7% 늘었는데 선복 공급 증가율은 4.3%에 그친 이유다. 쉽게 말해 유동량이 급증하면서 망 자체가 동맥경화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해운운임이 늘어난 배경이다.
올해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질 조짐이다. 컨테이너 화물 수요 증가율은 4.2%로 전망되며 지난해 대비 2.5%p 하락했으나 컨테이너선대 증가율 역시 지난해 대비 0.5%p 떨어진 3.8%로 전망되는 등 수요증가율 우세가 점쳐진다. 컨테이너선 자체가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병목 현상이 여전한 상태에서 해운운임이 당장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
그 결과 SCFI는 2020년 9월부터 상승을 시작해 지난달 28일 기준 5010.36포인트를 기록했으며 이 수치는 당분간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최소 상반기까지는 해운운임 상승세가 예상된다.
출처=HMM
컨테이너 운임 정보업체 제네타는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선사와 연간계약 체결 확대를 희망하는 화주가 늘고 있다”며 “여러 상황을 종합했을 때 올해 계약운임은 사상 최고치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영국 해운컨설팅업체 드류리도 “적기 운송과 시장의 불확실성을 회피하려는 화주들의 욕구가 높다”며 “2022년 계약운임은 작년보다 최소 60%이상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도 "스팟운임이 유례없는 수준"이라며 "시황변동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화주들의 장기계약 체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7월로 예정된 미 서부항남노조(ILWU)와 항만운영사 단체(PMA)간 노사협상에도 이목이 집중되며 당분간 정상화 시기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때 파산 위기를 겪던 HMM(KS:011200)도 살아났다. 컨테이너선이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HMM이 지난해 4분기에만 매출 4조1,257억원, 영업이익 2조3,427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 매출 13조4,821억원, 영업이익 6조9,755억원 수준이다. 증권사들은 HMM의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3.5%(3,000억원)가량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해운운임은 하반기 정상화로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 보고서는 "테이퍼링 조기 종료와 금리인상 등 글로벌 금융 긴축으로 서서히 해운운임이 안정화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