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박정도 전문기자]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 환경, 사회공헌 등을 아우르는 지속가능경영 전반의 활동 및 성과, 목표 등을 소개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인포스탁데일리는 기업 레퍼런스체크 연구소 '평판체크'와 공동으로 주요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살펴봄으로써 과거 목표 달성 현황과 향후 방향성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LG화학이 지난해 12월 배터리 부문을 떼어내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했다. 설립 후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예정이었지만, GM 리콜 사태로 IPO 일정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공급한 전기차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 대한 대규모 리콜 사태가 이어지자 LG그룹에선 LG에너지솔루션 수장 자리에 권영수 부회장을 배치했다.
자회사와의 권력 관계, 자회사의 완전한 분리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향후 LG화학에 어떤 결정이 유리할지 시장 관심이 모아진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KS:051910) 부회장
◇ 그룹 2인자 전격 배치..LG화학, 수장은 누구?
10일 LG화학에 따르면 지난 25일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은 이사회를 열어 권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하기로 결의했다.
지난 1일 임시 주주총회 거쳐 취임한 권 부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지금 우리는 어려운 현실에 당면해 있고, 최근 이어진 품질 이슈로 걱정이 많았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지금의 위기를 더 큰 도약을 위한 기회로 만들어 갈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구광모 회장에 이은 LG그룹의 '2인자'로 불리는 권 부회장을 LG에너지솔루션에 배치함으로써 LG에너지솔루션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권 부회장은 지난 2007년 LG필립스 LCD 대표이사, 2008년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2016년 LG유플러스 사장 등 LG그룹 주력 계열사를 두루 거친 그룹 실세다.
지난 2012년 LG화학 전지사업본부 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당시 취임 2년 만에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중대형 배터리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서는 데 일등 공신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룹 내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권 부회장이 이번 인사로 현재의 배터리 사고 수습과 경쟁이 심화되는 배터리 시장에서의 시장 우위 확보, 성공적인 IPO 등을 이끌어 내길 기대하고 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모기업인 LG화학의 수장이 신학철 부회장이란 점에서 현재 한 지붕 아래 부회장이 두명이나 있다는 점, 그룹 2인자가 자회사 수장을 맡고 있다는 점 등이 거론되며 신 부회장 향후 거취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아이클릭아트
◇ LG엔솔 상장 후 LG화학 주가 불확실성도
리콜 사태로 늦어진 IPO를 연내 매듭짓는 것도 권 부회장의 주요 임무다.
LG화학은 지난 25일 '2021년 3분기 실적설명회 콘퍼런스콜'에서 LG에너지솔루션을 코스피에 상장하기 위해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GM 리콜 이슈로 일정 지연이 있었지만 일정을 재개했고, 상장 시점은 절차에 달려 있지만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직후 LG화학의 주가 향방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 상장과 리콜 문제를 거치면서 배터리 사업에 대한 시장 평가는 냉정하게 바뀌었다. 불확실한 이슈에 따라 큰 폭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 후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사이의 수급 이동, 이차전지 관련 ETF 등 패시브 자금의 LG화학 이탈 가능성 등 수급적인 측면에서 작용할 부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LG에너지솔루션의 향후 중장기 수익성 및 경쟁력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들은 여전히 남아있다"며 "또 LG화학의 배터리 이외에 사업 부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양오 삼평삼민연구소장은 "LG화학 신 부회장의 거취나 모회사와 자회사 간 관계 설정 등 불분명한 부분들이 빠른 시일 내에 해소돼야 한다"며 "IPO 역시 부정적인 영향이든 긍정적인 영향이든 빨리 진행되는 것이 좋다"고 평가했다.
박정도 전문기자 newface03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