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하루 만에 2100선을 내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가 시작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게 글로벌 증시를 짓누른 영향이다.
25일 코스피지수는 27.65포인트(1.32%) 내린 2073.39로 마감했다. 전날까지 13거래일 연속 이어온 상승세도 멈췄다. 외국인 투자자가 3669억원어치 순매도한 반면 개인과 기관투자가가 각각 2226억원, 129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미국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하원 차원의 탄핵 조사를 개시하면서 전날 뉴욕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불확실성은 일본(-0.36%)과 대만(-0.41%) 등 아시아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로 미국 제조업과 소비 경기가 부정적 영향을 받기 시작한 시점에 탄핵 불확실성이 불거진 것은 경기 침체 우려를 고조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지수가 최근 가파르게 오르면서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11배까지 올라왔다.
2010년 이후 평균(9.5배)과 최고치(11.3배)를 고려한다면 추가 상승 여력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지난달 7일 단기 저점 이후 31거래일 동안 10% 가까이 올랐다”며 “상승세가 주춤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상장사 실적과 관련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당수 기업이 부실을 한꺼번에 털어내는 ‘빅배스(big bath)’ 같은 돌발 악재가 4분기에 나타날 수 있다”며 “실질적인 실적 반등 시기는 내년 상반기로 미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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