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이 금융사 중 처음으로 퇴직연금 관리에 특화한 플랫폼을 만들었다. 190조원대로 커진 퇴직연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시장이 더욱 커지기 전에 하루빨리 퇴직연금 사업 기반을 갖춰야 한다는 판단이다.
KEB하나은행은 17일 퇴직연금 고객을 위한 연금자산관리 전용 플랫폼 ‘하나연금통합포털’을 개설했다. KEB하나은행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하나원큐’에서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추가한 형태다. 별도 가입이나 인증절차를 거치지 않고 24시간 이용 가능하다.
이곳에선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비롯해 개인연금 상품 정보, 투자 콘텐츠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연금자산을 신규 가입하거나 상품 변경 업무도 처리 가능하다. 삼성자산운용이 제공하는 연금펀드 관련 상품정보, 자산시장 전망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보다 쉽고 전문적으로 노후 및 연금자산을 관리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퇴직연금은 KEB하나은행’이라는 공식을 고객 인식에 남기겠다는 목표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2월 신설한 연금사업본부를 지난 1일 연금사업단으로 격상했다. 퇴직연금을 중심으로 한 연금·은퇴설계 사업부문의 역량과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지난달 말엔 퇴직연금 등 연금자산을 전문적으로 상담해주는 ‘연금손님자산관리센터’를 새로 만들었다. 하나금융그룹 차원에서 20∼34세의 사회초년생과 55세 이상의 은퇴 세대에 대해 수수료를 최대 70%까지 깎아주는 내용의 수수료 개편안도 준비 중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퇴직연금 사업이 미래 중요 먹거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퇴직연금 시장은 고령화와 인구 구조 변화에 따라 계속 커지는 추세다.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90조원으로 2017년(168조4000억원)보다 12.8% 증가했다. 2023년엔 퇴직연금 시장이 312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신한금융이 퇴직연금 사업부문제를 도입하고 퇴직연금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고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KB금융도 퇴직연금 컨트롤타워를 신설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을 둘러싼 각 금융사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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