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4개 정보기술(IT) 기업의 시가총액이 하루 새 1258억달러(약 149조원)가량 증발했다. 미 정부가 반독점 조사를 시작할 것이란 소식 때문이었다.
3일(현지시간) 뉴욕 나스닥시장에서 페이스북 주가는 7.5% 급락했고,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 주가는 6% 하락했다. 아마존 주가는 4.5% 내렸고, 애플의 주가는 1% 떨어졌다.
아마존과 애플, 페이스북, 알파벳은 각각 뉴욕증시 내 시가총액 2~4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주식의 폭락으로 하루 동안 사라진 시가총액이 1250억달러를 웃돈다. 게다가 시총 1위인 마이크로소프트(MS)도 기술주 하락세 속에 이날 3.1% 동반 급락했다.
이들 5대 기술주의 시총은 3조달러를 넘는다. 나스닥 전체 시총의 30%에 육박한다. 이에 따라 이날 다우지수는 0.02% 상승했지만 나스닥은 1.61%나 떨어졌다.
4대 IT 기업의 주가가 폭락한 것은 정부의 반독점 조사로 인해 최악의 경우 기업 분할 명령 등으로 커다란 타격을 받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미 정부의 반독점 조사는 해당 기업에 수년간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며 “분할 소송이나 막대한 벌금, 법 제정을 통한 사업 범위 제한 등으로 귀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IBM은 1969년 반독점 조사가 시작된 뒤 13년간이나 정부와 싸워야 했다. 조사 대상인 메인프레임 서버의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고 난 이후인 1982년에야 정부 조사가 종결됐다. AT&T에 대한 반독점 조사는 10년 동안 이어졌으며 결국 1984년 7개의 회사 분할로 이어졌다. 1992년 시작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MS에 대한 반독점 조사는 2002년에야 합의로 종결됐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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