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르트 아줌마의 명칭이 48년 만에 '프레시 매니저'로 바뀐다.
친근한 이미지와 부지런함으로 동네 곳곳을 돌아다니며 소비자들에게 '야쿠르트'를 판매하는 야쿠르트 아줌마. 이제는 야쿠르트 아줌마라는 말이 하나의 고유명사처럼 느껴질 정도로 그동안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밀접하게 자리 잡고 있던 존재가 바로 야쿠르트 아줌마다.
근데 왜 야쿠르트 아줌마는 있는데 야쿠르트 '아저씨'는 없을까? 진짜 없을까? 정답부터 얘기하면 야쿠르트 아저씨는 진짜 없다. 9일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야쿠르트 아저씨는 과거에도 한 명도 없었고 현재도 없다"고 답했다. 왜 야쿠르트 아저씨는 없는 걸까?
한국야쿠르트의 상징과도 같은 야쿠르트 아줌마는 1971년 47명으로 최초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야쿠르트는 자사의 대표 제품인 야쿠르트를 '소비자들이 매일 신선하게 마시게 할 수는 없을까'라는 고민 끝에 가정주부들의 유휴노동력을 활용한 방문판매 조직을 만들기로 한 것이 야쿠르트 아줌마의 시초다.
당시 가정주부들은 대부분 여성이었고 처음 모인 야쿠르트 방문판매원 47명 모두 여성들로만 구성됐다. 이들은 골목골목을 돌아다니고 소비자들의 집도 방문하면서 안부도 묻고 건강에 대한 얘기도 하는 등 이른바 야쿠르트 아줌마들만의 '커뮤니케이션' 전통을 만들었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택배처럼 제품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가가호호 방문하면서 소비자들과 의사소통을 해왔던 것이 지금의 야쿠르트 아줌마들의 판매 문화를 만든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굳이 제품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서로의 얘기를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존재가 됐다는 것이 야쿠르트 아줌마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경쟁력 때문에 야쿠르트 아줌마는 이듬해인 1975년 1000명, 1983년 5000명, 1998년 1만명을 넘어서더니 지금은 약 1만1000여명에 달하는 국내 대표적인 방판 조직으로 성장했다.
야쿠르트 방문판매원 중 남성 인력이 없는 것은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방문판매원들이 먼저 다가가 말도 걸고 집도 방문해야 하는데 소비자들이 여성보단 남성 판매원에 다소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내부적인 판단 때문"이라며 "여전히 남성 인력을 방문판매원으로 모집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시대가 바뀌고 소비자들의 니즈(욕구·Needs)도 변하면서 지난 7일부터 한국야쿠르트의 방문판매원인 야쿠르트 아줌마의 명칭도 48년 만에 '프레시 매니저'로 바뀌었다. 신선한 제품을 전달하며 소비자의 건강을 관리한다는 뜻이란 설명이다.
또 단지 야쿠르트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신선식품, 간편식, 커피 등을 배달하고 체계적인 소비자 관리 기능이 덧붙여지면서, 방문판매원들이 야쿠르트 아줌마라는 이름에만 갇히면 안 된다는 회사 측이 판단도 담겼다. 회사 측 관계자는 "명칭 변경을 통해 방문판매 채널의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신선식품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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