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13일 오후 3시15분
국내 5대 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무더기 강등 위기에 몰렸다. 올해 자동차와 전자 등 대부분 업종의 사업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규모 등급 하락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외 경기 하강에 따른 신용 위험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무풍지대였던 상위 그룹 계열사로 번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이날 현재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 계열사 97곳 중 12곳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2001년 신용평가회사들이 정부의 신용평가업 허가를 받고 등급을 공시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많다.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것은 1~2년 내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부정적’ 꼬리표가 붙은 5대 그룹 계열사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2008년에도 1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조선·해운업종의 구조조정 문제가 불거진 2014년 늘어난 뒤 최근 1년 새 두 배로 급증했다.
현대차그룹 중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SK그룹에선 SK E&S와 파주에너지서비스, LG그룹은 LG디스플레이와 LG하우시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카드가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삼성그룹만 부정적 전망을 받은 계열사가 없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사업환경이 개선될 업종이 ‘전무’하다고 평가했다. 부정적 전망이 실제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송태준 한국기업평가 평가기준실장은 “그룹 내 한 회사의 등급 강등이 다른 계열사로 번져 ‘도미노 위기’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병근/이태호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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