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실손보험 개편...보험사 실손 적자 축소 기대

입력: 2025- 01- 13- 오후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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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 관리 개선과 실손보험 개혁방안이 나온 가운데, 제대로 시행된다면 보험사 실손 적자가 축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건강보험공단과 금융위원회가 합동 주최한 비급여 관리 및 실손보험 개혁방안 논의가 진행되었다.

비급여 관리 개선 대책은 ▲건강보험 역할 강화 ▲급여 병행 필요성 낮고 남용 우려가 높은 비급여는 병행진료시 급여 제한 ▲비급여 관리 강화 등이 언급됐다.

실손 개혁방안은 일반질환자의 급여 자기부담을 확대하고 비중증 비급여의 보상 한도 축소 및 자기부담금을 확대하는 5세대 실손 신설이 핵심이다.

◇ 비급여·실손보험 모두 개혁하는 관리방안 발표

우선 의료비 상승의 주범으로 꼽히는 비급여 진료에 대한 관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남용 우려가 큰 비급여 항목을 관리급여로 전환해 건강보험 체계로 편입시키고, 본인부담률을 90∼95%로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미용·성형 등 비급여 진료를 하면서 실손보험 청구를 위해 급여 진료를 함께 하면 급여 진료도 모두 본인이 비급여로 부담케 하는 '병행진료 급여 제한'도 추진한다.

다만 병행진료 급여 제한으로 불이익을 받는 환자가 없도록 의학적 필요가 있다면 급여를 인정할 수 있게 하는 별도 기준을 만들기로 했다.

실손보험도 함께 개혁한다. 비중증·비급여 보장을 제한하고 중증에 집중하는 5세대 실손을 신설한다는 방침이다.

5세대 실손보험의 핵심은 급여 진료에서 일반·중증 환자를 구분해 자기부담률을 달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외래진료의 경우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은 30~60% 수준인데, 예전 실손보험의 평균 본인부담률인 20%를 적용하면 환자의 최종 본인부담률은 6~12%였지만, 5세대는 9~36%로 환자 부담률이 올라간다. 단 암, 뇌혈관·심장질환, 희귀질환 등 중증 환자의 경우에는 최저 자기부담률 20%만 적용해 현행 보장 수준을 유지한다.

정부는 실손의 근본적 개혁을 위해 1∼2세대 초기 가입자에게 일정 보상금을 주고 전환을 유도하는 재매입도 추진할 예정이다.

◇ 보험사 실손 적자 축소 기대

이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비급여 관리방안과 실손보험 개혁안 적용으로 보험사들의 실손 손해율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관리급여에 해당하는 일부 비급여 가격이 합리적으로 개선되면서 실손 보험금 청구 감소로 이어지게 되며, 실손 개혁도 자기부담을 확대한 5세대 출시와 더불어 기존 1, 2세대 실손의 약관변경 여지를 둔 점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방안은 지금까지 나왔던 실손보험 관리 방안 중 가장 효율적으로 보이며, 보험사 실손보험 부담이 크게 경감될 것"이라며 "특히 1, 2세대 계약 재매입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손실부담계약부채가 줄어 BEL은 감소하고 CSM은 증가할 수 있어 K-ICS비율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방안은 국회 동의 없이 보건복지부 장관의 고시, 시행령 개정 등으로 시행할 수 있다. 다만 관건은 이 정책이 언제부터, 어떠한 내용으로 시행될지다. 이해 당사자인 의료계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데다,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도 지속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장기간 문제로 인식되던 비급여 남용에 대한 핵심적 논의가 진전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의개특위가 대통령 직속조직이라는 측면에서 향후 실행과정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라며 "더불어 과거와 같이 관리급여로 지정되지 않는 새로운 비급여를 만들어내는 풍선효과 차단이 중요하고, 약관변경이 불가한 1세대 및 초기 2세대는 실제 계약해지 및 재가입이 원활하게 이뤄질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 손해보험사 수혜 기대...현대해상 최대 수혜

실손의료보험 계약을 보유한 모든 보험사가 수혜를 보겠지만, 상대적으로 실손 비중과 손익 민감도가 큰 보험사들의 수익 개선 효과가 클 전망이다.

정준섭 연구원은 "정책이 잘 시행된다면 실손의료보험 계약을 보유한 모든 보험사의 실손 관련 적자가 개선될 전망"이라며 "상대적으로 실손 비중과 손익 민감도가 큰 보험사, 즉 생명보험사보다는 손해보험사, 손해보험사 중에서도 손보 비중이 큰 현대해상과 한화손해보험의 개선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손보험 관련 손실은 보험회사 부채 계정 중 손실요소 잔여보장부채에 해당되는데, 지난해 상반기말 기준 손실요소 잔여보장부채는 삼성화재 0.2조원, DB손해보험 1.3조원, 현대해상 1.3조원, 한화손해보험 0.4조원"이라며 "실손 손해율 개선에 따른 재무 영향도는 실손 세대별로 접근해야 하는데 3~4세대 실손 손해율이 100%로 개선돼 손실요소 잔여보장부채가 모두 회복된다고 가정할 경우, K-ICS 비율은 삼성화재 2%p, DB손해보험 14.6%p, 현대해상 18.2%p, 한화손해보험 12.3%p 개선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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