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오리온의 누적 매출은 2조798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가운데 중국 매출이 1조1331억원으로 가장 높다. 이어서 ▲한국 1조131억원 ▲베트남 4435억원 ▲러시아 2085억원 순이다.
11월 중국 매출만 보면 지난해 881억원에서 올해 106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0.8%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 925억원에서 938억원으로 1.4% 성장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175억원에서 212억원으로 21.1% 늘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643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이라 전망하면서"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이라 분석했다.
산업계 전반에 걸쳐 중국 진출 기업들이 지속해서 매출 하락세인 상황에서 오리온의 중국 성장세는 고무적이다. 올 초 한국경제인협회는 국내 10대 기업의 중국 매출액이 5년 새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세월만큼 쌓인 고객 충성도
오리온은 1993년 베이징 사무소를 개설하면서 식품업계 가운데 선도적으로 중국에 진출했다. 1997년 베이징 인근 허베이성 랑팡에 생산공장을 구축했고 이후 상하이, 센양, 광저우 등에 잇달아 공장을 설립하며 현재까지 중국에만 6개의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초코파이 출시 당시 한국의 '정'(情)을 중국 현지에 맞게 '인'(仁)으로 바꿔 선보이며 국민 정서를 사로잡았다. 이후 오감자, 고래밥 등 다양한 신제품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중국시장 내에서 높은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유행에 민감한 패션·뷰티 업계와 달리 비교적 보수적인 식품업계 소비자 특성상 고객 충성도가 높아 이탈이 적은 점도 오리온이 지속해서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다.
1·2급 도시 내의 기업형 유통채널뿐만 아니라 3·4급 도시 내 일반슈퍼 채널 등 소매점까지 폭넓은 판매망을 확보한 것도 성공 요인이다.
오리온은 판매망을 지속 개선하는 한편 현지 인기 제품인 감자스낵 생산 증량을 위해 올해 약 200억원을 투자해 감자플레이크(가루) 생산라인 증설과 창고 구축을 진행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 시장 전략에 대해 "경쟁력 높은 제품을 지속 개발하는 동시에, 간식점과 벌크 시장 전용 제품을 확대하고 전문 경소상을 개발하는 등 채널별 영업력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권우정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오리온이 편안한 실적으로 따뜻한 연말을 보내게 될 것"이라며 "중국은 간식점, 편의점 등 신규 채널 중심으로 매출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