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9.66포인트(1.19%) 하락한 2459.03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지난 16일에도 0.22%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 14일 탄핵안이 가결되며 정치 리스크가 일정부분 해소됐지만 반등하지 못하고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미국 증시는 성장주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6일 기준 미국 대표 우량기업 500개를 모은 지수인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은 최근 일주일 동안 0.35% 올랐다. 기술주 대표 지수 나스닥은 2.21% 올랐다.
미국 증시가 연일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증시 주도 기업들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와 전기차 등 미래산업 중심의 성장주들이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며 증시에 활발하게 자금을 유입시키고 있다.
차세대 엔비디아로 불리는 브로드컴은 지난 12일 올해 3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뒤 주가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브로드컴은 최근 일주일 동안 39.71% 올랐다.
같은 기간 TSMC와 마이크론도 각각 1.53%, 5.29% 올랐다. 반도체 종목들의 모임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해당 기간 4.73% 상승했다.
테슬라를 필두로 전기차 종목도 상승세다. 테슬라는 최근 일주일 동안 18.79%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미국 증시의 상승세를 지지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국 우선주의 무역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에 감세 정책과 재정 확대 등이 기대되며 미국 증시에는 낙관론이 퍼진 상태다.
반면 이러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은 국내 시장에는 우려가 되고 있다. 미국이 강도 높은 관세 정책을 시행하며 국내 기업들에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미·중 갈등이 심화할 우려가 나오는 것도 국내 시장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무역 갈등과 미·중 갈등이 심화할 경우 글로벌 경제 불안감이 확대된다. 이는 강달러 현상을 지속시켜 원/달러 환율의 폭등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탄핵 가결로 인한 정치 불확실성 해소 이후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요소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과 미국 금리 인하 여부"라며 "2025년 초부터는 2024년 정치 이슈에 인한 증시 변동성이 일정 부분 회복되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 우려와 함께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요소도 국내 증시 변동성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정치 불확실성 해소된 후 증시 방향성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국내 기업들의 올해 4분기와 연간 실적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