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코스피가 전 거래일(2428.16)보다 67.58포인트(2.78%) 내린 2360.58에 마감한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안현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국회 통과가 불발된 가운데 코스피와 코스닥이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국내 증시가 휘청거리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탄핵 불발 이후 첫 거래일인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67.58p(2.78%) 급락한 2360.58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2일 2343.12 이후 403일 만에 가장 낮은 지수다.
코스닥 지수도 5.19% 하락한 627.01에 거래를 마치며, 2020년 4월 21일 628.77 이후 처음으로 630선을 하회했다.
특히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이후 4거래일 만에 코스피 상장사 시가총액은 113조 990억원이 증발됐다. 코스닥과 합치면 144조원 이상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종가 기준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도 속출했다. 이날 코스피 400개, 코스닥 872개 종목이 신저가로 주저앉았다. 이는 올해 8월 5일 ‘블랙먼데이’(1357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또한 탄핵이 불발된 이날은 개인이 국내 주식 약 1조1900억원어치를 내다 팔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시장별로 코스피 8897억원, 코스닥 301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러한 상황 속 금융시장에서 원화 가치도 급락하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426.0원에 출발해 장중 1438.0원까지 터치했으며, 3시 30분 기준 1437.0원에 마감했다. 이는 전 거래일 대비 17.8원 오른 것으로, 2022년 10월 24일 종가 1439.7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국내 정치 불확실성 고조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로 인한 가계의 소비심리 약화, 기업투자 유보 등은 국내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해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취약한 국내 경기 펀더멘탈, 트럼프 집권 2기 무역 갈등 심화를 감안하면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에서 쉽사리 내려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도 “정치적 리스크가 직접적으로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이고, 환율에도 중장기적으로 보면 제한적이지만 외국인 자금 이탈 등 유동성 움직임을 통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과거에도 굵직한 정치적 이벤트 발생 영향이 3~6개월간 지속된 점을 고려하면 금융시장과 환율 변동성 모두 향후 사태의 추가 확대와 장기화 여부가 중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또한 “과거 사례를 보면 금융시장은 탄핵 소추안 가결 시 단기적으로 불확실성 해소로 반응했으며 이후 글로벌 경기 사이클에 연동됐다”며 “한국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여전히 안정적이기 때문에 신용등급 하향이나 자산시장의 추가 급변동 가능성은 낮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다소 연장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