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가상자산시장이 가열되면서 비트코인이 5일(한국시간) 장중 10만달러를 돌파했다. 2009년 비트코인 발행을 시작한 이후 15년 만이다.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24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5.98% 상승한 10만2153.76달러에 거래 중이다.
이날 시장에는 두 가지 호재가 영향을 줬다.
미국에서는 4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이 친암호화폐 성향 폴 앳킨스 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을 차기 정부 SEC 위원장으로 지명했다. 앳킨스는 디지털상공회의소, 토큰얼라이언스 공동의장 직을 수행했다. 디지털상공회의소는 암호화폐 정책연구단체이며, 토큰얼라이언스는 디지털상공회의소 내에서도 암호화폐 시장 탐구에 집중한다.
지난 4월 앳킨스는 한 행사에서 암호화폐에 관한 명확한 규제가 없는 부분은 SEC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시장은 규제 완화를 예상한다.
"비트코인은 금의 경쟁자"라는 제롬 파월 연준(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도 이날 시세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이날 뉴욕타임스가 주최하는 딜북 서밋에서 "(비트코인은) 금과 같지만 가상이고 디지털"이라며 "달러가 아닌 금의 경쟁자"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투기 성격이 강한 자산으로 아직 달러 같은 화폐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하지만 암호화폐 시장은 이 발언을 파월 의장이 비트코인을 주류 자산으로 인정한 것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했다.
비트코인 시세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11월5일) 이후 40% 이상 급등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 전까지 비트코인 시세는 6만7000~6만8000달러 안팎이었다.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하고 일주일 만에 비트코인 시세는 8만800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비트코인이 연내 10만 달러를 터치할 것이란 기대가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당분간 계속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10만달러 돌파 후 이익 실현을 위한 매도세로 단기 하락할 수 있으나, 동력을 회복해 우상향하리라는 취지다. 디지털자산 투자업체 카나리 캐피털 창업자 스티븐 맥크러그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일단 (이익 실현 목적의) 매도세를 처리하고 나면 (시세가) 더 빨리 오를 수 있다"며 "크리스마스까지 12만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