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 인터뷰] ②암담한 국내증시, 반등 언제쯤?…"기업부담 줄이고 배당 확대해야"

입력: 2024- 11- 18- 오후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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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에서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이 인포스탁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박상철 기자

[인포스탁데일리=김근화 기자] 국내 증시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18일 기준 코스피는 한달 전에 비해 5.85%, 코스닥은 9.69% 감소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일환으로 개발된 '코리아 밸류업지수' 역시 5.33% 줄어들며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밸류업 지표가 우수한 국내 기업 100개사를 선정해 발표된 지수다.

국내 증시가 저평가 일변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업의 효율적인 자본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연세대학교 교수이자 한국기버넌스포럼 회장을 맡고 있는 이남우 회장은 와의 인터뷰에서 "기업이 합리적인 자본 배치를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앞서 지난 5월 금융위원회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기업은 PBR(주가순자산비율), ROE(자기자본이익률), TSR(총주주수익률) 등 핵심지표를 선정해 공시해야 한다. TSR은 기업이 1년 동안 창출한 모든 수익을 주주들에게 얼마나 분배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 회장은 "미국의 TSR은 최근 10년간 연 13%였으며, 일본은 거버넌스를 개혁하면서 대만과 유사하게 11%를 기록했다"며 "한국은 중국과 비슷한 선상에 있다. 중국 TSR은 연 3%, 대한민국은 연 5%(2% 배당수익률+3% 장기주가상승률)다. 주당 순이익 증가율(3%)과 주가가 장기적으로 비슷하게 가고있기 때문에 성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기업들은 성장에 방해되기 때문에 정부에게 경영간섭을 하지 말라고 하는데 이미 성장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성장하려면 기업이 합리적인 자본 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CEO와 이사회 의장은 일반주주입장에서 지난 3, 5, 10년 간 뭘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자본비용은 곧 주주의 기대수익률"이라며 "코스트코는 분기마다 배당을 하고, 2,3년마다 자기 자본이 많으면 특별배당을 한다. 어차피 주주 돈이기 때문에 회사가 과다한 자본을 들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우리는 잉여자금과 관련해서 회장님 또는 회사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주주의 지분이 80% 가량인데 회사가 그걸 갖고 있을 필요는 없다. 미래에 대한 투자, M&A 등에 필요한 돈은 갖고 있는 게 좋지만 그외에는 주주에게 돌려주는 것이 자본주의의 기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사회나 경영진이 회사 수익률과 주주의 요구수익률을 비교해 원칙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정부에는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 컨트롤타워가 없다"며 "자본시장을 활성화하는 과정에서 여당과 야당을 나눌 필요가 없다. 젊은 투자가들이 당국을 떠나는 것을 되돌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법과 관련해서는 배당소득세를 분리과세하고, 일반 투자자들과 기업에게 일률적으로 똑같은 세율은 부과해서 외국투자자들의 자금이 모일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 일답.

Q. 기업 자본효율성 높이려면

A. 자본비용은 주주의 기대수익률이다. 코스트코는 분기마다 배당을 하고, 2,3년마다 자기 자본이 많으면 이는 주주의 돈이기 때문에 회사가 과다하게 들고 있을 필요가 없다며 특별배당을 한다. 우리는 현금을 들고 있는 건 주주 몫이 아닌, 회장님 또는 회사의 것으로 보고 있다. 회장 지분은 20%정도고, 일반주주의 비중이 80% 정도인데 회사가 잉여자금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 물론, 미래에 대한 투자나 M&A 등에 필요한 돈은 가지고 있는 것이 좋으나 그외에 불필요한 것은 주주에게 돌려주는 것이 자본주의의 기본이다. 주주는 내돈을 회사가 돌려주지 않으니까 불만이 생기고 이로인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생기는 것이다. 이사회나 경영진이 회사 수익률과 주주의 요구수익률을 비교해서 원칙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Q. 한국 기업 배당 미국, 일본 등에 비해 낮은 이유는

A. 미국은 총주주수익률(TSR)이 과거 30년, 50년, 100년을 보면 다 연 10%다. 최근 10년은 미국이 IT업계를 독점하다시피 하면서 연 13%를 기록했다. 일본은 거버넌스를 개혁하면서 대만하고 비슷한 11%를 달성했다. 한국은 중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중국이 연 3%, 한국이 연 5%(2% 배당수익률+3% 장기주가상승률)다. 주당순이익이 연간 3% 늘어났다는 것인데, 주당 순이익 증가율이랑 주가가 장기적으로 비슷하게 가니까 성장을 못하는 것이다. 대기업은 성장에 방해가 되므로 정부에 경영간섭을 하지 말라고 하는데 이미 성장을 못하고 있다. 기업이 성장을 하려면 합리적 자본 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CEO와 이사회 의장은 일반주주입장에서 지난 3, 5, 10년간 뭘 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Q. 정부의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충분한지

A. 당연히 기업이 해야하는 일에 대해 정부가 당근을 준다는 것 자체는 넌센스다. 다만, 현재 국내 시장에서 기업의 성장이 없어지면서 배당이 중요해졌다. 배당이 높은 곳에 외국투자자의 자금이 모이는데, 현재 배당이 높은 것은 은행이나 통신 기업이기 때문에 한국이 성장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국회 차원에서 세법과 관련해서 시급하게 해야할 일은 배당소득세를 분리과세하고, 일반투자자들과 기업에게 똑같은 세율을 부과하는 것이다. 부자감세라고 비난을 받을 수 있지만 시장 참여자나 기업 아무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Q. 금투세 폐지가 기업 밸류업에 미칠 영향

A. 금투세가 기업 밸류업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다. 다만, 국내 증시가 좋지 않은데 세금을 더 부과하는 것은 자본시장을 망가뜨리는 것이다. 금투세를 시행하기 전에 우선 자본시장을 정상화 시켜야 한다. 다른나라 투자수익의 반도 안되는 상황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넌센스다. 미국 시장에 투자하면 좋은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미국 시장에 투자했을 때 자본소득세 20%를 내라고 하는 데에는 불만이 없다. 자본시장을 정상화 시키고 금투세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정부와 국회가 할 일이다.

Q. 향후 밸류업 프로그램 방향성에 대한 제언

A. 현재 여당에서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서 컨트롤타워가 없다. 자본시장이 잘 돼야 내수도 활성화되는 것이다. 금융당국과 정부는 이런점을 헤아려서 적극적으로 해당 프로그램을 이행하고 기업도 설득해 나가야 한다. 기업가치가 올라가야 경제적 가치도 늘어나고, 내수 경제도 활성화될 수 있는 것이다. 시장중심으로 가는 과정에서는 여당, 야당을 나눌 필요가 없다. 자본시장이 항공모함처럼 가라앉으니까 젊은 투자자들이 당국을 떠나고 있는데, 이를 되돌리는 것이 중요하다.

김근화 기자 srmsgh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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