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9원 오른 1408원에 개장했다.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한 후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 4일 원/달러 환율은 8.50원 하락한 뒤 5일 7.70원 상승했고 6일 17.60원 오른 후 이틀 만인 8일 10.20원 급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0.54% 오른 106.630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11월 후 약 1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연준은 지난 9월 0.50%포인트 '빅컷'으로 금리 인하 사이클을 개시한 데 이어 11월 연이어 0.25%포인트 인하에 나섰고 다가올 회의에서도 추가 금리인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도 재가속될 조짐을 보이며 물가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파월 연준 의장은 14일(현지 시각)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린 댈러스 연은 주최 행사에 참석해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미국 경제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어떤 신호도 보내고 있지 않다"며 "현재 우리가 미국 경제에서 보고 있는 강함은 (통화정책) 결정을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속수무책' 정부 구두 개입… 원/달러 환율 1420원 저항선
외환 전문가들은 연내 원/달러 환율이 142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환율이 오르면 경상수지 흑자가 줄고 수입 물가가 오르는 등 실물경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통상 당국의 구두 개입은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메시지만으로 환율의 급등락을 완충하는 정책 수단이다. 하지만 연준의 금리인하 신중론에 공화당이 상원에 이어 하원까지 석권하는 '레드 스위프' 현실화가 맞물리면서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이달 원/달러 환율이 최고 142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고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상단을 1410원으로 봤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1400원대에 안착할 위험이 커졌다"며 "미국 관세 충격을 상쇄하기 위해 주요국이 경쟁적으로 자국 통화가치 절하에 나설 가능성도 잠재했으나 원화 약세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한국은 피해를 볼 여지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환율이 높아지면 자동차 등 일부 업종에선 수출가격 경쟁력이 올라갈 수 있으나 원자재 수입 가격이 오르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전망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전 세계 자국 이기주의가 확산될 경우 글로벌 금리 및 환율 전쟁으로 이어져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