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지며 경제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8일(현지시각) 트럼프 2기를 향한 경제 전문가들의 불안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대형 보험사 악사그룹의 질 모에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트럼프 1기가 폭주한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다"며 "유럽은 미국과 달리 성장 전망이 밝지 않아 트럼프 리스크에 더 예민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현재 낮은 실업률·견조한 성장률·증시 호황 등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가장 걱정되는 점은 관세다.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대한 보편관세(10~20%)와 중국산에 대한 고율관세(60%)를 공약한 바 있다. '미국 우선주의' 트럼프는 동맹 여부 등과 상관없이 관세를 무역적자 해소뿐 아니라 공장 유치 및 방위비 인상 압박 등에 사용하겠다고 줄곧 주장해 왔다.
전문가들은 또 관세 도입이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위험성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 전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관세가 붙으면 미국 제조업체는 제품 가격을 더 올릴 수 있다. 피터슨 국제연구소는 트럼프가 내건 경제 공약이 지켜진다면 2026년 1.9%로 예상됐던 인플레이션이 최대 9.3%까지 치솟을 것으로 분석했다.
미·중 갈등으로 인한 디커플링도 주목해야 하는 대목이다. 미국 수출길이 막혀 다른 나라로 중국산 상품이 흘러 들어가면, 자국 시장 보호를 위해 관세를 높여 무역 전쟁이 확대될 수 있다.
트럼프의 강도 높은 감세·성장 촉진 정책도 미국의 재정적자를 늘릴 공산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무당파 공공정책 기관 CRFB에 따르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의 공약 모두 향후 10년 동안 미국 재정적자를 늘릴 전망이다. 하지만 그 규모 측면에서 해리스(3조5000억달러·약 4843조원)와 트럼프(7조5000억달러·1경378조원)는 2배 차이가 난다.
재정적자 확대로 미국이 국채 발행을 늘리면 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관세 등으로 인한 물가·임금 상승까지 더해지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게 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금리 인상으로 대처할 가능성이 높다.